7t물치와 사투 3시간 새벽바다서 세어부 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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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어부3총사는 용감했다. 5t똑딱선을타고 출어, 상어처럼 사납고 고래에 버금할만큼 덩치가큰 7t무게의 물치한마리를 창으로 찔러 사투 3시간만에 잡았다.
8일상오5시20분쯤 속초항을 떠나 고기잡이에나선 동양호(5·04t·선장 라병호·38)의 항로앞에 집채만한 괴물이 유유이 떠있었다.
배가 50m까지 접근해도 움직이지 않았다.
「키」를 잡은 라선장은 20여년어부생활의 경험으로 괴물이 바다에 떠 잠자고있는 직감했다.
『저놈을 잡는다면….』 가뜩이나 흉어로 기름값을 뽑지못하는 실정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나선장은 모험을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나선장과 어부 한영출씨(31)가 각각 창을 움켜잡자 막내동이인 김덕환씨(22)가 「나일론·로프」를 풀어들었다.
배는 일단정지. 거대한 물치와의 거리는 불과 5m로 접근해 있었다.
어부들은 물치의 정수리에 예리한 창을 힘껏 찔렀다.
연거푸 사력을다해 창질을 하고 배를 반대방향으로 전속으로 내달렸다. 동시에 어선 뒤꼬리에서 전율할광경이 벌어졌다.
치명적인 상처에 놀란물치가 물위로 솟구치면서 용트림을 벌였다.
10여분간 새벽바다를 붉은피로 물들이던 물치는 드디어 내닫기 시작했다.
4백m 「로프」를 다풀어 팽팽히 대결한 배를끌고 정신없이 달렸다. .무려3시간. 드디어 동요를 멈추고 검푸른 바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부들은 죽은 물치꼬리에 「로프」를 매어 환희에찬 귀항길에 올랐다. 이날정오 속초항에 들어와 40명어부의 힘으로 겨우 인양된 물치는 5만6천원에팔렸다.

<속초=장창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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