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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위안부 만화전' 설명회 취소…배경 놓고 논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앵커]

오늘(30일) 프랑스에서 열린 만화축제에서 우리 측의 사전 행사가 취소된 연유를 두고도 일본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됐습니다. 해당 축제는 세계 최대의 만화 축제로 알려진 앙굴렘 국제만화전시회인데요.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특별 기획전을 선보일 예정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전시회는 잘 진행이 됐습니다.

그런데 어제 우리 측이 준비한 설명회가 갑자기 취소되자 앙굴렘 축제의 최대 후원 국가인 일본의 입김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건데요. 그러나 또 일각에선 우리 측이 너무 좀 무리하게 추진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프랑스 앙굴렘 현지에 가있는 고정애 특파원을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고 기자! 주최측에서 공식 입장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파리 설명회는 앙굴렘 조직위에 알리지 않고 한국 측에서 마련한 것이었습니다.

앙굴렘 조직위가 나중에 알고 한국 측에 취소요청을 했다고 오늘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프랑크 봉드 조직 위원장은 그러면서 중요한 건 작품이다. 만화 이외의 것은 논외로 해야한다는 취지에서 라고 설명했습니다.

작품이 앙굴렘 안팎에서 분쟁을 일으키질 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우리 측 작품을 전시하기로 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던 이유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앙굴렘 조직위는 어제 아시아관의 일본의 한 부스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철거를 요청한 건이 있다고 했습니다. 일본이 '위안부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어서라고 합니다. 조직위에서는 "조직의 입장과 다르다"면서 철거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일본 기자가 이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봉드 위원장에게 위안부 기획전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봉드 위원장은 "정치적이지 않다, 인류의 보편적인 내용을 다루는 예술적인 것이다"라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조직위에서도 파리에서 한국 측이 별도의 설명회를 하게 되면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 있겠다는 우려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파리 설명회는 앙굴렘 조직위에 통보하지 않은 행사였습니다.

[앵커]

정리를 하자면, 우리 측에서 준비한 기획전은 잘 됐죠. 그런데 사전 설명회는 애초에 약속이 없었던 것이 아니냐. 그래서 앙굴렘 주최 측에서도 이 문제로 고민을 한 끝에 정치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허가는 했지만 사전 설명회는 자칫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지 말라는 것이고 일본 쪽에서 준비했던 전시회는 내용을 잘 모르겠지만 현수막이 정치색이 있다고 해서 철거 명령이 내려졌다는 그 얘기죠?

[기자]

네, 그래서 사실 일본 측 전시회 내용은 봉드 위원장과 문답 과정에서 나온 얘기인데요. 실제로 전시 자체라기 보다는 아시아관, 출판 상담을 하는 곳에서 한 부스에 그 현수막을 내걸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일본군 위안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 자체로도 조직위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철거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제가 알기로 앙굴렘 전시회는 정치색을 배제한 순수한 작품성 위주로 하는 것인데, 이번에 우리 특별기획전을 받아들인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우리에게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일본 측 압력이 있었는지는 표면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이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현장에서 드러난 건 일본 언론의 관심입니다.

NHK 방송을 비롯해 한국 언론 못지 않게 일본 언론도 취재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이번 사안을 굉장히 예민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현수막 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일본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인데요.

일본은 오랫동안 앙굴렘 행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본 측의 이 같은 우려를 앙굴렘도 고려해야 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게 어제 사전 설명회를 취소한 요인 중 하나인지는 불분명합니다.

그부분에 대해선 우리 쪽 누구도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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