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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부족시대의 경제학|월트·W·로스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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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경제학은 복잡·급변하는 경제현상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날 세계적인 자원부족시대를 경제학은 어떻게 진단하고 처방해야하는가?「W·W·로스토」교수의 논문『결핍시대의 정치경제학』을 소개한다.
「로스트」교수는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로서 저서『경제발전의 제 단계』로 일약 명성을 얻었다. 이 저서는 자본주의 발전단계를 ①전통적 사회 ②이륙을 위한 선행조건 충족의 단계 ②이륙단계 ④성숙단계 ⑤고도대중소비시대로 구분했다. 「로스트」교수는「케네디」대통령 때 정부에 참여, 국무성정책계획 위 의장·「존슨」대통령보좌관등을 역임했다. 한국엔 66년에 내한, 한국경제가 이륙단계에 들었다고 당시로선 매우 고무적인 평가를 한 바 있다. <편집자 주>
73년 석유파동을 비롯한 여러 충격적 경제사태는 전통적 경제학으로선 예측할 수도 없고 또 사태를 정확히 분석하여 처방전을 내기도 어려운 것이었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인플레」문제는 유효수요나 고용과 물가상승간의 선택적인 것이며「브레튼우즈」및「가트」협정을 기둥으로 하는 국제협조가 계속될 것으로 가정되어 있다.
현대경제학자들의 주류 파는 30년대에 태어나 실업과 국수 적인 자족체제추구가 적시되어야한다는 분위기와 관념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학의 주류도 선진산업세계의 제 문제에 타당하게끔 제약조건의 범위 안에서 가격분석과 단기적인 소득분석에 정진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충격적인 사태는 현대경제학의 한계를 절감케 하고있다. 1세대 이상에 걸쳐 통용되었던 이론과 행동은 이제 타당성을 잃게 된 것이다. 경제학자들의 긴급과제는 이론을 재편성하고 당면문제를 재정리하여 산업문명의 유지와 국내사회·국제사회의 분열을 회피하기 위해 필요한 일련의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71년이래 식량·「에너지」·원자재파동이 잇달아 일어났고 공해문제가 심각 화하고 있다. OPEC 산유국은 석유가격의 대폭인상을 단행하고 석유를 정치무기화하고 있다. 식량·원재료가격의 상승은 40∼50년을 주기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식량·원자재파동은 1790년 이래 다섯 번째다. 지금은 확실히 어떤 변화의 한창시기에 있는 것 같다.
71년 이래의 극적인 변화가 계속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인구압력, 고 단백질에 대한 수요증가, 「에너지」위기 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현대사회가 당면하고있는 문제 중 엔 물론 과거의 그것과 유사한 것도 있으나 현대만이 가지는 독특한 문제도 많다. 또 배경도 다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 해결방안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국제환경은 과거와는 크게 다르다. 첫째 선진공업국의 중심지가 미·소·서구·일등으로 다원화되어있고 둘 때 기본적「에너지」및 원재료를 개발도상국이 장악하고 있으며 셋째 냉전이 다소 완화되었다지만 아직도 국제환경은「이데올로기」·권력투쟁의 색채가 강하다.
특히 기초「에너지」 및 원자재를 장악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은 자원「내셔널리즘」을 강화, 급속히 근대화를 서두르고 있다. 식량·「에너지」파동을 전후해서 선진공업제국은 분열적인 정신상태를 나타냈다. 미국은 대두의 수출을 제한했고, EEC는「네덜란드」에 대한 「아랍」산유국의 단유 조처를 묵인했으며「프랑스」는 원유획득을 위한「아랍」과의 2국간 협약을 추구했다. 석유가격의 과대한 인상은 다수의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또 식량문제도「에너지」문제에 못지 않게 심각하다. 때문에 최근에 나타난 여러 심각한 문제들은 성장의 한계를 나타내는 조짐일지도 모른다. 현대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제적인 협력이 절대로 필요하다.
첫째 자원은 공동으로 개발되고 또 보호되어야한다.「에너지」·식량·원자재의 공급문제는 공해방지·환경보전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각국의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그러나 국제간의 공동작업과 협력에 의해 보다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분야도 많다. 후진국이 보유하고있는 자원을 개발하는데 선진국은 자본·기술·관리능력 면에서 협력해야할 것이다.
둘째 인구와 식량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후진국이 공동노력을 경주해야한다. 즉 선진국은 가장 값싸고 쉬운 산아제한방법을 개발하고 기근에 대비하기 위해 대량의 곡물비축을 해야한다. 또 개발도상국에 대한 인구억제계획과 농업생산의 증대를 위한 개발원조를 최우선적으로 해야한다. 개발도상국은 식량자급체제를 서두르고 인구억제정책을 써야한다.
세째 희소한 천연자원을 보유하는 나라는 너무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희소자원으로 얻은 이익을 개발원조 등을 통해 다른 나라를 돕는데 써야한다.
네째 군비규제를 강화하여 인구·식량·「에너지」등 공동의 과제해결에 보다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야한다.
세계는 깊은 분별에 의해 당면한 여러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국가적·세계적 협력을 통해 자원을 창조적으로 확대하고 부담의 공평을 기함으로써 계속적인 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당면한 목표는 21세기 중반까지 전 세계의 시민에 대하여 적절한 식량공급, 완전한 보건「서비스」와 재능이 허용하는 한의 교육기회, 현대문명이 줄 수 있는 쾌적함을 향수하드록 하는 상황을 제공하는 것일 것이다.
이런 목표를 실현하는 덴 ⓛ선진국이 후진국의 경제발전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세계경제전체로서의 균형유지를 위해 자본과 창조적 자원의 대부분을 투입할 것 ②후진제국은 스스로의 권리와 동시에 책임도 준수할 것 ②인류의 모든 구성원은 지구의 유한성과 문명의 위기를 충분히 인식하여 경제정책의 궁극목표가 인간의 조건을 풍요하게 하는데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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