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괴 대남공작의 새양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중앙정보부가 14일 발표한 자수간첩 조찬환 (32·서울관악구봉천2동41) 간첩사건은 북괴의 대남공작전술이 최근에 들어 국민의 반일감정을 이용한 한·일이간책동과 일본군국주의 규탄운동을 통한 대중폭동을 획책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특색을찾을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은 이제까지 반유신·반체제및 반미운동을 투쟁목표로 하던 북괴의 대남공작 기본전술의 전환을 뜻하는 것으로서 극히 주목되고 있다.
중앙정보부 발표에 따르면 자수간첩 조찬환은 남한내 반일감정과 급증하는 일본자본에 대한 반발심을 이용, 이른바 통일전선세력을 형성하고 이 세력에 의한 대한민국정부의 전복을꾀하라는 지령을 받고 암약해왔다.
북괴는 이같은 목표달성을위해 조를 비롯한 지하조직원들에게 주한일본공관·일본인기업체및 일본인가옥에 대한 폭파·방화·「테러」행위를 감행하고 주한 일본인에 대한 납치및 폭행을 가해 민족감정을 촉발하도록 지령했다.
반일투쟁운동의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는 ▲일본공해공장의 국내건설과 이들 기업주들의한국노동력착취에 따른 원성을 최대로 이용하고 ▲소위 매판자본가에대한 국민의 규탄운동을 펴며 ▲일본인의 매춘관광여론에 따른 민족감정을 격화시키고 ▲식민지교육 운운한 전중수상의 망언과 일본에서의 한국인 차별대우등에서 발단한 반일감점을 자극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함으로써 반일「테러」행위를 폭동화하고 민중봉기로 유도하는 한편 한·일관계를이간질해 대한민국정부를 전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북괴의 속셈임이 드러났다.
최근 북괴의 이와같은 대남전술의 전환은 적화통일이라는 그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그때그때 시세에 편승,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산혁명을 일으키도록하는 국제공산주의의 통일전선공작을 한반도의 실정에 맞추어 원용하는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즉 그들은 당초 반미「슬로건」을 내걸고 대중폭동을 기도하다 효과를 보지못하자 지난번에는 「민청학련」사건에서 보듯이 소수의 주동분자들을 포섭, 선량한 학생·노동자·농민등을 선동, 「인민혁명」을 거사하려고 획책했다는 것. 그러나 북괴가「4·19」다음가는 규모의 이른바「혁명적투쟁」으로 믿었던 민청학련사건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이번에는 다시 국민의 반일감정을 이용, 그들이 노리는 「결정적인 시기」로 유도하려는 새로운 공작전술의 수행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북괴는 최근 일본에있는 조총련의 조직을 강화, 그중앙본부 13개국과 49개지반본부및 29개산하단체에 이르기까지「통일사업부」「통일사업담당부」「정치부」등을 신설, 재일민단교포를 포섭하고 일본에서 반정부 통일전선 형성에 급급하고 있다.
이같은 조총련의 동향과 자수간첩 조찬환에게 주어진 여러가지 지령으로 미루어 볼 때 북괴의 이른바 「통일사업」공작이 격화될 것은 뻔히 내다보이는 사실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철저한 경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