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난 틈타 질 더 나빠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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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건축「시즌」을 맞았으나 자재난을 핑계대고 건축자재의 질이 자꾸만 떨어진다. 특히 「시멘트」벽들과 「블록」등 「시멘트」가공품과 「타일」·합판등 건축자재는 원자재값 인상으로 값마저 오른데 비해 막상 일반시중에 나도는 자재는 저급질이 많다.
건축자재로 가장 많이 쓰는 「시멘트」벽돌과 「블록」의 경우 영업감찰도 없이 강도가 규격미달인 불량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 날림공사의 원인이 되고있다. 그러나 관계기관은 「시멘트」가공업이 허가사항이 아니고 자유업이기때문에 규정법규가 없다는 이유로 단속을 외면하고있는 실정.
불량 「시멘트」가공업자를은 주로 건축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는 도시변두리의 신개발지역에서 수동식 또는 반자동식 기계로 마구 찍어내는데 1백여개의 「시멘트」가공업체가 몰려 있는 서울도봉구중랑천일대의 경우 영업감찰을갖고 양질의 규격품을 만드는 곳은 불과10여개회사. 나머지 대부분은 상호도 없이 4∼5명의 인부를 고용, 강도미달의 벽들과 「불록」을 만들고있다. 이목동·망우동·신림동·시흥동·화곡동 등지에도 2백여개의 「시멘트」가공업자들이 공사만을 따라다니며 불량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시멘트」벽돌과 「블록」의 압축강도는 한국공업 표준규격인 「평방㎝당40kg이상」의 절반밖에 안되는 평방㎝당 20kg내외. 평방㎝당 40kg의 압축강도를 보장하려면 벽들은「시멘트」1부대로 2백장, 「블록」은 4「인치」 짜리가 40장, 6「인치」짜리가 30장, 8「인치」짜리는 20장을 찍어야 하는데 이들은 대부분 벽돌 4백장, 「블륵」 4「인치」 짜리 80장, 6「인치」짜리 60장, 8「인치」짜리 40장등 배를 찍어내고 있다.
심한 경우는 벽돌 4백20여장, 4「인치」짜리 「블록」1백여장을 찍기도 한다.
이들은 제품값도 상공부 고시가격인 「시멘트」벽돌1개 6원19전 (공장도)을 무시, 최하가로 4∼5원씩에「덤핑」하기도 하고 정반대로 8원식에 올려받기도 한다.
지난3월 왕모래 1백 「트럭」으로 창동에 상호도 없는 「블록」공장을 차린 이모씨(45) 는 인부2명을 두고 수동식 기계로 하루에 「시멘트」 6부대를 사용, 2천4백장의 벽돌을 찍어내는데 공장도로 5원씩 받고있으며 「블록」은 「시멘트」 1부대에 4「인치」짜리 1백장, 6「인치」짜리 80장을 찌어 각각 20원과 25원씩 받고있다고 말했다.
불량 「시멘트」 가공품은 일부 건축업자들이 날림으로 값싸게 집을 짓기위해 찾지만 사정을 모르는 일반수요자들은 큰 골탕을 먹고 있다. 송영일씨(34·서울관악구신대방동348의122)는 지난해12월 W산업 (서울도봉구창동)에서 「시멘트」벽돌 1장에 7원50전씩(도착가격) 3만장을 올3월에 받기로하고 대금 22만5천원을 선불했다. 송씨는 지난3월 계약대로 갖다줄것을 요청했으나 W산업은 3차례나 미룬끝에 지난3일 2만5천장을 갖다주면서 하차과정에25%인 6천여장이 콩가루처럼 부서졌다는 것.
또한 그동안 침체현상을 벗어나지 못했던 합판·「타일」등은 5윌들어 가격이 오름세를 보여 협정가격과 보합세를 이루거나 웃돌면서 품귀현상까지 빚고있다.
합판은 일반품의 경우 그동안 협정가격에서 20∼30원쯤 싼값으로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협정가격을 그대로 받거나 10원정도 싼 편.
사방 3×6자, 두깨 3·03mm의 경우 협정가격인 소매 3백92원에 거래되고 두께 9·1mm짜리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으며 4×8자짜리는 대체로 협정가와 보합세를 이루고 있다. 서울중구을지로3가 S합판 전무 한모씨는『합판공장에서 타산이 맞지않는다고 생산을 기피하고있어 합판값이 앞으로 다소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타일」 은 지난4월초까지 사방 1백8전짜리 내장용2백60장 (1평용)에 3천6백원 하던 것이 5월들어 3천8백∼4천원에 거래되고있으나 고급품은 수출한다는 이유로 품귀현상을 보이고있다.
한국「시멘트」가공업 협동조합연합회 서울시조합이 사장 김관우씨는 『정부의 「시멘트」 고시가격 (4백57원)이 비현실적이고 지난해 「시멘트」가공식품 경기가 좋아 올들어 우후죽순처럼 군소업자가 늘어나 이들이 물량제품을 만들어「덤핑」하고있다』고 말하고 「시멘트」의 직배제, 국민주택자재촉진법,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법등의 제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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