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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튼」서독수상 퇴진의 저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당내 분까지 겹쳐 부신가중····인기 급락 동방정책 알맹이 없다 비판
「브란트」의 의탁은 서독 자민당이「마르크스」이론을 포기,정책을 수정하여 국민의 지지기반을 굳히게 됐던 15년 전과 같은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지도 모른다.그의 사임이 측근보좌관의 「스파이」사건을 계기로 한 것이었지만 오래전 부터 쌓여온 자민당 정책에 대한 국민의 피의와 「브란트」개인 능력에 대한 재평가라는 데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66년 기민당과의 연정으로 행정에 참여해 왔던 자민당은 69년 10윌 부터 자민당을 배제하고 서독정권을 맡아 온 이래 외교분야에서 세계적 동서긴장 완화 무드를 타고 동방 정책의 뚜렷한 결실을 보았으나 그 동안 국내 문제,특히 경제문제와 사회 문제에서 국민들의 큰 불만을 사왔었다.
특히 「인플레이션」실업문제는「브란트」집권기간에 여러 차레 국민·야당의 신랄한 공격 목표가 되어오다가 지난해의 유류 파동을 계기로 더욱 심각하게 되어「브란트」개인은 물론 자민당의 난국타개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어왔다.
국민의 이러한 불안감은 지방선거가 실시될 때마다 자민당의 지지도가 감소 경향을 보여왔는데 최근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지난1년 동안 자민당의 인기는 53%에서 33%로 급락했다.
이는 자민당 안에서도 심각한 비료를 초매,당내 제2인자인 「슈미트」재상이「브란트」의 사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포하는 등 내분까지 겹쳐 자민당에 대한 국민의 부인을 조장하기 까지 했다.
국민의 불만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브란트」정도의 최대의 업적으로 평가해 오던 북방정책에 대한 비만으로 까지 번지 왔었다.북방 정책의 결과 동구 「불룩」에 과중한 경제협력만 약속하는 등 당초 서독이 기대했던 동·서독 자산 왕래의 보장도 받지 못한 채 이용만 당해왔다는 비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6윌 자민당 집권의 존폐를 가름하는 주의 지방의회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로 판단되어 오던 차「길라우메」 사건은「브란트」의 인기에 치명적 타격을 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브란트」임의 결정적 동기는 서구민주주의의 책임정치 부통에 따라 간첩사건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퇴임하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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