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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되는 태백의 노추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강릉=권혁농기자】 주목의 자생지인 태백산맥 노추산일대에 울창하던 주목들이 도시관상수업자들의 도벌로 멸종위기에있다. 봄철을 맞아 도벌꾼들은 충북단양소백산의 경우 천연기념물로 지정까지돼 벌채나훼손이 금지된 주목을 도시관상수삽목용으로 쓰기위해 가지를 마구잘라 화물로포장, 서울등 대도시로 몰래 반출하고있다. 이때문에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태백산맥일대에 번성하던 1백∼4백년씩 묵은 주목몰이 최근에는 대부분 가지가 잘려 말라죽거나 찾아볼수없게됐다.
강원도 명주군 왕산면 대기리 해발1천3백22m의 노추산일대는 주목의 주산지로 주목밭으로 불려오고 있었으나 현재는 관상수업자들의 가지치기로 수백그루의 아름드리 주목들이 말라죽은채 전봇대처럼 기둥만 서있다.
관상수업자들은 주목가지를 잘라 주로 「라면」상자에 포장, 일반화물로 가장한뒤 임계·설단등지를통해 자동차편으로 실어내거나 여량역에서 기차편으로 서울등 대도시로 반출해가고있다.
노추산에서 등산안내를 맡고있는 김홍기씨 (52)는 지난해 가을부터 주목가지를넣은 「라면」 상자 1백여개가 여량역을 통해 반출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 파란나무잎이 내다보이는 「라면」 상자를보고 이상하게 여졌으나 그뒤 산에 올라가 주목밭 주위에 가위로 잘려진 주목가지와 잎이 흩어져있고「라면」 상자들이 떨어진것을보고 주목가지가 도벌되는것을 알게됐다고했다.
주민 최순자씨 (52·여·명주군왕산면대기리1구3반)는 수년전까지만해도 울창하던 주목밭이 2∼3년전부터는 도벌로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찾아볼수조차 없게됐다고 말하고 보호구역으로까지 지정해놓고도 도벌을 막지못하는 당국을원망했다.
관상수업자들은 2∼3년전까지만해도 주목을 뿌리채 캐어가는 수법을 썼으나 최근에는 단속을 피하기위해 현지 주민들을시켜 주목가지를 잘라오는 사람에게는 양에따라 하루1천∼1천5백윈씩의 품삯을 주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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