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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륜브로커에 8천만원 들치기당했다."|돈 빼돌리려 거짓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9일 상오 6시쯤 새옷으로 갈아입은 이들은 조씨집을 나서 「택시」로 「드라이브」를 즐긴뒤 중앙극장으로 가서 『두연인』을 보고 다시 대한극장에 들러 『자이언트』구경을 한뒤 극장부근에서 3천5백원에「택시」를 세내 인천의 김성제씨(55·인천시남구관교동50·인천축협조합장)집으로 갔다.
이때 박씨는 평소에 늘끼던 안경을 벗었고 김양은 난시때문에 때때로 끼던 갈색안경을 껴 위강했다. 이날하오10시쯤 김씨집에 닿은 이들은 김씨에게 『자수해야겠다』는 뜻을 밝혔고 김씨도 자수하여 처벌을 받은 뒤 떳떳이 살라고 권했다.
박씨는 이집에서 처음으로 공범 김씨가 검거됐음을 알았다는 것. 이날밤 박씨는 애써 빼낸 돈을 고스란히 돌려주기 싫고 친구 조씨와 김씨가 처벌받는 것이 두려워 『부산에서 밀수알선 사기꾼에게 8천만원을 들치기 당했다』고 거짓진술하기로 김양과 대강 행적을 맞추었다.
김씨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박대리는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보겠다』며 김씨의 자가용인 경기 1가2005호「크라운」승용차를 타고 20일 낮12시10분쯤 D국민교로 갔다.
운동장에서 부인 송씨를 만난 박대리는 『여보, 내가 잘못했소. 떳떳이 자수하겠소』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송씨도 『모든것을 용서할테니 처벌을 받은 뒤 아이들 곁으로 돌아오라』면서 흐느꼈다.
이때 이학교에 다니는 맏아들(7·1학년)이 박씨품에 안겨 『아빠, 아빠』하며 마구 울었고 맏딸(9·3학년)은 물끄러미 바라보며 훌쩍였다. 차안에 남은 김양은 고개를 떨구고 흐느꼈다.
박씨등은 김씨집에서 우연히 만난 모기관원을 따라 모기관에 들려 그간의 경위를 설명하고 이날 하오3시5분 관할 동부경찰서에 출두, 자수했다. 박씨는 1차 진술에서 인사불만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으며 두사람이외의 공법은 없고 현금 8천만원을 부산에서 들치기 당했다는등 당초 계획했던대로 거짓말읕 늘어놓았다.
박씨는 처음 경찰에서『지난11일 9천여만원을 두개의「백」에 넣어「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일본 밀항「루트」를 찾았다. 그날밤 이름도 모르는「비어·홀」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접대부에게 밀항「브로커」를 소개받아 따라나섰다가 8천만원이든「백」을 날치기 당하고 밀항계획을 포기, 노숙을 하다가 자수를 결심했다』고 거짓진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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