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러브콜 받은 민주 김부겸 "야권 연대 안 하는 건 자살 행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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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러브 콜’을 받고 있는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6월 지방선거에서 야권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지방선거 전 창당과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겠다고 밝힌 안 의원 측의 구상과는 배치된다.

 김 전 의원은 2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살 특공대도 아니고 야권이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으로 갈라져 1(새누리당) 대 2(민주당-안철수 신당)로 뛰는 건 그냥 지겠다는 것”이라며 “한국 정치사가 이를 증명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정당을 옮기는 것 자체가 새 정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해 신당행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전 의원은 대구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등 범야권의 단합이 이뤄진 후에 내가 할 역할이 대구시장 출마라면 기꺼이 응하겠지만 현재로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안 의원 측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는 만큼 온 힘을 다해 민주당과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고향인 부산을 찾은 안 의원은 ‘새로운 보수론’을 들고나왔다. 새누리당의 주된 지지기반인 부산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시민간담회에서 안 의원은 “새 정치로 낡은 보수와 낡은 진보의 정쟁을 반드시 끝내겠다”며 “부산은 더 이상 낡은 보수세력의 따뜻한 둥지가 될 수 없고, 성찰적 진보와 힘을 합칠 새로운 보수가 등장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을 겨냥했다. 또 “새 정당으로 1987년 이래 지속돼온 기득권 중심 체제를 국민중심 체제로 바꿔내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 측은 신당 창당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2월 말로 예정된 창당준비위 발족을 2월 중순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신당 창당 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김성식 공동위원장은 “창준위 발족을 앞당기겠다는 건 시·도당을 만드는 과정이 빨라질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라며 “기존 정당처럼 ‘동원정당’ ‘중앙당 중심의 수직적 구조’가 아니라 실제 국민 참여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새로운 네트워크 형태의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외부인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안 의원은 비공개 일정으로 김종현 동아대 교수와 만나 “다음 달 발족하는 창준위에서 요직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김 교수는 안 의원의 지지 모임인 부산내일포럼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안 의원은 또 부산시장 후보 영입설이 나도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훌륭한 분이고 조만간 만나 뵙고 말씀 나눌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영입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성우, 부산=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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