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까지 선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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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관식 문교부장관은 불법 단체인 전국 민주청년학생총연맹이 각 대학은 물론 고등 학교에 까지 침투, 계급투쟁과 노동자·농민의 정권 수립 등 북괴의 주장과 동일한 내용의 불순 유인물을 뿌려 학생들을 선동하고 학원 질서를 교란하고 있어 부득이 대통령 긴급조치4호를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민 장관은 4일부터 6일까지 3개 텔리비젼 방송에서 가진 회견에서 긴급조치4호의 선포 경위와 배경을 이같이 설명. 이 같은 불순 조직이 더 깊이 뿌리박기 전에 이를 발본색원하고 선량한 대다수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학부모·교원들에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민 장관은 『학생운동이 지난해 10월을 전후한 시기까지 만도 그렇게 걱정할 것이 아니었으나 최근에는 유인물이나 행동·표어 등에서 반국가적인 지하 단체의 조종을 받고 있다고 단정할 정도로 변질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장관은 선량한 학생들을 악용하는 이들 불순 조직의 유인물 배포 방법은 대체로 20세 가량의 학생복 차림을 한 여자를 학교 부근, 뒷골목 등에 배치,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종교책이니 나눠 보라며 억지로 불온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의 수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민 장관은 그 예로 서울 K고교 L군(3년생)의 경우 지난3일 상오 7시 30분 등교 길에 종로구 통인동 뒷골목에서 대학생 차림의 여자로부터 포장된 물건을 받아 교실에서 열어보다가 이상해서 다시 포장, 집으로 가져간 뒤 4일 상오 구파발 파출소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민 장관은 이같이 뿌려진 불온 유인물은 지난 3일만도 전국 대학과 고교에서 수만장에 이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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