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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포차 손님 받아 월 순익 8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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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울 광진구에서 무점포 업종인 천연실내환경사업 ‘에코미스트’를 운영하는 김수원씨. 그는 창업비용 1000만원으로 현재 한달 평균 4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무점포 창업은 불황기 눈여겨봐야 할 업종 중 하나다.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고, 영업력을 발휘하면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다. [사진 FC 창업코리아]

장기 불황에서 생존할 수 있는 창업 전략은 뭘까. 강병오(창업학) 중앙대 겸임교수는 “불황일수록 ‘투자는 적게, 남보다 더 열심히’라는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청마처럼 열심히 달려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창업을 할 경우, 특히 무점포 창업이나 영업시간이 긴 업종에서 의외의 성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4시간 업종 선택해 대박=불황기에 눈여겨봐야 할 업종 중 하나는 24시간 점포다. 저녁 일찍 영업을 시작해 새벽까지 운영하거나 심지어 24시간 영업으로 매출을 올리는 점포도 있다. 강원도 원주에서 오징어 포차를 운영하는 박민선(29)씨는 주변 점포들이 모두 문을 닫는 새벽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다. 박씨는 베트남에서 직장을 다니다 2011년 국내에 들어와 2012년 11월에 창업을 했다. 박씨는 오후 5시쯤 점포에 나와 장사 준비를 하고 6시부터 장사를 시작해 새벽 5시까지 점포를 운영한다.

주변에 실내포차는 많이 있지만 오징어 포차는 박씨 점포가 유일하다. 박씨는 “56㎡(약 17평) 규모 점포지만 단골 고객이 많아 하루 평균 매출은 80만~100만원 선, 월평균 순이익은 800만~900만원 정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비용은 총 5000만원이 들었다.

 24시간 영업으로 불황을 극복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 구로동에서 165㎡(약 50평) 규모로 순대요리전문점 ‘강창구찹쌀진순대’를 운영하는 강진구(45)씨는 24시간 영업을 택해 현재 월평균 매출 7000만원, 월평균 순이익 1800만원 정도를 올린다.

 하지만 무점포 창업이나 24시간 창업에서도 조심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경솔하게 창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무점포 창업은 창업비용이 적다는 것에 이끌려 쉽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려움에 부닥치면 이내 포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영업시간이 긴 업종은 새벽 손님의 성향에 맞는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

강 교수는 “해장 음식과 포차 음식 그리고 간단한 요깃거리가 24시간 영업 점포 아이템으로 바람직하다”며 “다만 밤샘 근무를 하는 직원들을 위해 인센티브와 복리후생에도 신경 써야 지속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무점포 창업, 발로 뛰면서 말처럼 달린다=불황기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업종은 무점포 창업이다. 좀 고생스럽긴 하지만 소자본으로도 창업할 수 있고 영업력만 있으면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무점포 업종인 천연실내환경사업 ‘에코미스트’를 운영하는 김수원(49)씨는 한때 연봉 1억원이 넘는 잘나가는 보험 영업사원이었다. 하지만 2010년 부인과 사별하고 중학생 딸을 직접 돌보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낮에만 열심히 하면 되는 무점포 창업을 선택했다. 창업비용 1000만원으로 시작해 현재 월평균 4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김씨의 주 고객은 병원과 어린이집이다. 정기적으로 방문해 부유세균·곰팡이·악취 등을 제거하고 실내 공기를 관리해준다. 일반 가정집 대상으로는 침대 청소·애완동물 클리닉·새집증후군 클리닉·집진드기 제거 등을 해준다.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피톤치드 등 기능성 물질로 만든 비누·치약·항균제 등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김씨는 “확실한 소비시장이 있어 수익 안정성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최근 황사와 미세먼지 스모그까지 더해져 사업 전망이 더 밝아졌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성 이재림씨는 지난해 5월 운수업을 접고 파티행사 전문업 ‘파티큐’를 창업했다. 1.5t 탑차(뚜껑 덮인 차)를 이용해 각종 단체나 학교·직장에서 진행하는 행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행사 주문이 들어오면 회사 본사에서 음식·음료수, 각종 장비와 단체옷 등 행사 관련 제품을 주문하고, 점주는 물품을 자신의 차에 싣고 행사 장소로 가서 행사를 진행하면 된다. 이씨는 창업비용으로 차량 도색비·바비큐 기기 등 총 1500만원을 들였으며, 현재 월평균 300만원 정도를 순이익으로 얻고 있다. 이씨는 “평소에 지역 내 단체나 회사에 들러 부지런히 영업을 하는 게 성공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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