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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민국 가짜 결혼 색출에 혈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얼마 전「로스앤젤레스」에서 가수 박재란양이 불법체류 혐의로 이민국 관리에게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일이 있었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한국젊은이들이 영주권 취득을 목적으로 미군에 입대했다가 영주권을 받은 뒤 집단 탈영하여 수사진의 추적을 받은 사건도 있었다.
불법 체류자와 이민국의 숨바꼭질, 그리고 지혜(머리) 내기는「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같은 후진지역에서 건너온 소식 민족 공동체에서는 공통적인 고민거리요. 치부이기도하다.
1965년「존슨」행정부 때 이민법이 완화 된 이래 미국에 연고자가 있거나 특수기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미국의 문턱이 조금은 낮아진 게 사실이지만 『신종영업』으로 미국시민과 영주권취득 희망자간의 가짜 결혼이 성행. 이민국의 두통거리가 되고있다.
가짜결혼 적발을 위해서 이민국에서 짜낸 지혜가 부부의 『따로 따로「인터뷰」』 미국시민과 결혼했다고 영주권을 신청하는 외국인중에 좀 수상쩍거나 불법체류로 퇴거령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은 미국인 배우자와 함께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이민국에 출두한다.
부부는 각각 다른 방에서 같은 내용의 질문공세를 받는다.
예컨대 『어제저녁「메뉴」는 무엇이었는지?』, 『당신 침실의「커튼」색깔은 무엇인지?』 『남편의 여동생들의 애들 이름을 대어 보시오?』 등 등 질문은 다양하고 때로는 성생활까지 파고든다고「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자기남편 여동생들의 애들 이름을 몰라 퇴거령을 받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남편은 간밤에「스테이크」와 감자를 먹었다는데 부인은 생선과 시금치를 먹었다고 말해 실격. 또 어떤 『부부』는 남편은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데 부인은「택시」를 타고 왔다고 하여 들통났다고.
어떤 한국여성은 미국인 남자와 서류상의 결혼으로 미국까지 오는데는 성공했는데 막상 남자가 무슨 생각인지 『이혼』을 해주지 않아서 『「미시즈 아무개』라는 꼬리를 달고 다닌다면서 울상이다.
이민국의「인터뷰」방법은 머지않아 신통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이민국은 새로운「아이디어」를 짜고있는 눈치다.「인터뷰」받으러 출두하는 가짜 부부들이 예행연습으로 예상문제를 미리 맞추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5백 내지 1천「달러」씩 하는 결혼 단가는 필연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민권 소지자 측에서 모험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 그래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우선 미국까지가 놓고 보자는 후진국 사람들에게 미국의 문턱은 높을 뿐 아니라 분수에 맞지 않게 값비싸고 ,거기다가 때로는 굴욕적이기도 하다. 성생활까지 묻는「인터뷰」,난데없는 불심검문 따위는 인권유린이다 라는 불평은 이민국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워싱턴=김영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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