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환절기에는 배탈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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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날씨가 변덕스러운 환절기에는 배탈을 일으키는 환자가 늘어난다.
추위로 오금을 못 펴던 각종 세균이나「바이러스」가 날씨가 풀리면서 고개를 들고 활동을 개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이 생리적으로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흔히 배탈은 오로지 음식을 잘못 먹어 생기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처럼 갑자기 달라진 환경이 원인이 될 때가 많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더욱이 정신불안이나 도시의 소음이 배탈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배탈이라고 스스로 진단이 내려지면 사람들은 약국에서 소화제나 복용하곤 한다.
그러나 배탈의 원인을 정확히 가려내지 않고 무턱대고 소화제를 복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
배탈로 설사가 날 때는 무엇보다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열이 비교적 나지 않으면서 하루에 두, 세 번 단순히 묽은 설사를 한다면 급성위염이나 장염이 의심되므로 하루쯤 식사를 하지 않도록 한다. 이때 보리차에 소금을 약간 섞어서 마시면 더욱 좋다.
그러나 물 같은 설사가 하루에 다섯 차례 이상 쏟아지면서 배가 몹시 아플 때는 대개 세균성 식중독인 경우가 많으므로 곧 의사의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열이 섭씨39도 이상으로 치솟고 설사에 곱이나 피가 섞여 나올 때는 이질이기 쉽다. 이때도 물론 의사에게 보여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무리 짚어 봐도 별다른 잘못이 없는데 설사가 날 때는 소화제보다 신경안정제를 복용해 보도록 한다. 환경의 급격한 변화나 정신불안, 혹은 도시의 소음이 원인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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