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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 교감 "서울대 과탐 가산점, 신문 보고 알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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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해 고1이 되는 학생들이 치르는 2017학년도부터 수능 과학탐구II 두 과목 응시자(자연계)에게만 가산점을 주겠다는 서울대의 입시 방침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진학담당 교사들이 집단으로 문제를 제기 하자(본지 1월 22일자 16면) 일선 고교에선 유불리를 따지기 바빴다.  

서울대의 ‘과탐 II+II 응시자 가산점’에 대해 특목고나 전국단위 선발 자율형사립고, 과학중점고 관계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정철화 하나고 교감은 “(전국단위 자율고인) 우리 학교에는 이미 심화과목이 여럿 개설돼 있어 어려움이 없다”며 “서울대 지원 후보군이 많아지도록 학생 전원에게 과학 심화과목을 수강하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전국단위 자율고 관계자는 “서울대 입시안은 절대적으로 과학고나 자율고에 유리할 것”이라 고 말했다.  

반면 일반고 등 성적 우수 학생을 가려 뽑지 않는 고교에선 불만이 터져나왔다. 서울 노원구 수락고 이경희 교감은 “지구과학II를 가르치는 반이 하나밖에 없고 과학II를 선택한 학생도 거의 없다”며 “일반고에선 서울대 입시를 대비하기 힘들겠다”고 씁쓸해했다. 전국 단위와 달리 중학교 내신 50% 이내에서 추첨 선발하는 서울지역의 한 자율고 관계자도 “대학 1·2학년 과목을 선행 학습하는 과학고나 영재고를 겨냥한 입시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측은 “올해부터 일반고도 교육과정 자율권이 확대돼 과학II 추가 수업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교육과정이 바뀌어 일반고에서 심화수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 광진구의 한 고교 교감은 "서울대 입시 개편안을 신문 보고 알았다”며 “학기당 과목 수가 8개로 제한돼 있고 교사도 충분치 않아 과학II를 두 개씩이나 가르치기 쉽지 않다” 고 했다. 서울대 측은 지난해 말 2015학년도 입시안 발표문에 이런 내용을 넣었다지만 고교 입시 관계자들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홍보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지가 확인한 서울 11개 고교 중 7곳에서 입시안 변화를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과학고나 전국단위 자율고를 제외하면 서울대 정시에 지원 가능한 이과생이 강남 등지에 몰려 있다”며 “과탐II 가산점이 당락의 변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학탐구 사교육이 더 성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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