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재 신임 금감위원장 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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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에 이어 카드회사들의 부실경영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데 이를 안정시키는 게 당장 급한 과제입니다."

17일 이정재(李晶載.사진)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이 취임함으로써 새 정부의 경제팀 인선이 마무리됐다.

李위원장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을 의식한 듯 "이른 시일 내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또 "나름대로 생각은 있지만 지금 얘기하면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李위원장이 금감위와 금융감독원으로 돌아온 것은 2000년 8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그는 금감원 부원장.금감위 부위원장을 거쳐 재정경제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최근까지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을 지냈다.

다음은 李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금융감독 정책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

"금융감독의 내용과 추진 일정을 국민 앞에 명확하게 밝히고 이에 따라 예측 가능한 감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잘못을 적발하고 처벌하는 것만이 개혁은 아니다. 제도 개선을 통해 개혁을 이뤄가겠지만 일단 기존 틀 내에서 시작하도록 하겠다."

-분식회계를 막을 대책이 있나.

"지난 수년간 분식회계 근절을 위해 많은 정책이 추진됐지만 SK글로벌의 대규모 분식회계가 드러나 매우 유감스럽다. 현재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인 만큼 이를 재점검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

-가계대출 문제가 심각한데.

"경제에 충격이 덜하도록 보완책을 마련하겠다. 또 개인 워크아웃제도 역시 신용회복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

-생명보험사의 증시 상장 문제가 걸려 있는데.

"(웃으며) 2년여 만에 돌아왔는데 아직 처리가 안됐더라. 그동안 상황이 어떻게 진전됐는지 먼저 파악한 뒤 결정하겠다."

-새 정부 경제팀의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마지막으로 합류했기 때문에 그 문제를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예전에 함께 일했던 분들이기 때문에 힘을 합치면 좋아질 것이다."

김준현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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