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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비즈니스·관광 핵심 복합리조트, 일본은 설립 다투는데 한국은 규제 장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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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은 복합리조트 촉진법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내국인 카지노 출입 금지 법규에 막혀 사업 진행이 더디고요. 복합리조트가 어디에 먼저 생기느냐가 동북아시아 비즈니스·관광의 중심지를 결정할 겁니다.”

 17일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만난 마이클 레빈(74·사진)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 리조트 사장은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이같이 강조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여는 일본은 복합리조트를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복합리조트란 호텔과 카지노, 쇼핑몰, 컨벤션센터 등의 관광 인프라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시설을 말한다. 그는 “싱가포르는 2010년 마리나 베이 샌즈 리조트 개장 후 동남아시아의 중심지로 빠르게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1.25% 증가했고, 일자리는 4만 개 가까이 늘었다”며 “복합리조트 유치는 한국에서도 큰 경제발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즈 리조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5성 호텔인 ‘베네치안’과 ‘팔라조’를 비롯해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중국 마카오의 베네치안 등을 운영하는 복합리조트 기업이다. ‘한국 어느 도시가 유력한 후보인가’란 질문에 레빈 사장은 “서울과 부산은 둘 다 적합하다. 하지만 제주도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관광·리조트 시설 하면 으레 제주도 같은 관광지를 떠올리는 한국인들에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답이다.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려면 글로벌 경제 중심지에 문화·역사적 유적이 있고 유동인구가 많아야 한다”는 게 이유다. 그는 “복합리조트 사업은 전체 부지의 5% 정도인 카지노가 전체 수익의 90%를 차지하는 구조”라며 “내·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일 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중심이기도 해야 전 세계 사람들의 발길을 지속적으로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빈 사장은 개인적으로도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76년부터 한국을 줄곧 찾았고, 친딸처럼 살갑게 구는 한국인 며느리도 뒀다. 그래서 예전부터 “한국의 훌륭한 역사·문화적 유산을 아직 많은 사람이 모르는 게 안타깝다”고 생각했단다. ‘복합리조트 건설이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게 레빈 사장의 생각이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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