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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망 불투명한 채 상승「무드」에 접어든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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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작년 8월이래 장기침체에 빠졌던 증권시장이 1·14긴급조치를 하한 점으로 다시 상승「무드」를 보이고 있다.
한전·은행주 등 주력주의 완만한 상승을 뒷받침으로 주가는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반면 발행시장에서는 사채공모가 집중될 기미가 보이지만 일부 사채소화에는「덤핑」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연 18%의 금리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발행시장엔 문제점이 있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도 증권시장이 상승「무드」에 접어든 것은 ⓛ1·14조치에 의한 공휴지 세의 신설, 재산세·취득세의 중과 등 부동산투기억제 ②급격한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금리의 하락 등으로 투자대상을 잃은 대기성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③이 같은 투자여건의 호전에 편승,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기투자자들의 투기도 주가상승에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상승세로 반전한 경방·동일방방 등 방직 주와 한일「시멘트」등 인기주가는 한달 동안 1천원 이상이 뛰었으며 종합주가지수도 1월3일의 270.6(72년1월4일=100)에서 지난 6일에는 69.4「포인트」가 오른 340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경제여건의 큰 변동이 없는 한 주가는 약간의 기복을 수반하면서 오름세를 계속하리라는 전망.
이유는 ①당국의 물가현실화조치로 기업수지가 좋아질 가능성이 엿보이고 ②3, 4월에 걸쳐 지급될 배당금 약 2백억원이 증시로 환류, 새로운 수요를 일으키고 ③자산재평가를 전제로 고 율의「프리미엄」을 붙인 공모기업들이 재평가에 착수, 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정부나 증시관리당국은 벌써 최근의 주가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시은보유주의 방출 등 물량조절 움직임을 보이는 한편 업자들의 장세조작 가능성을 막기 위해 거래소의 감리 권을 발동하는 등 규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작년처럼 과열현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봐야한다.
최근 발행시장 특징은 사채공모가 성행한다는 것. 올 들어 12일 현재 대한전선·기아산업 등 5개 업체에서 16억원을 공모했으며 13일부터 청약을 받는 해태제과의 7억원을 비롯, 앞으로 동아제약이 5억원, 동양강철 1억원, 삼성특수제지 1억원 공모계획이 확정됐으며 서울미원 등도 잇달아 사채를 모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채발행이「붐」을 이루는 것은 기업 측에서 ①2년전 발행한 사채의 상환을 위한 차환발행 ②당국의 유동성규제로 증시를 통한 운영자금조달의 필요가 생겼으며 ③주식발행보다는 배상압력을 피할 수 있는 사채 발행이 유리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리18∼19%의 사채발행은 공 금리나 물가상승률 등에 비추어 기업 측에 유리한 반면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을 잃어 사채모집을 계획중인 업체는 많은데 비해 소화는 제대로 되지 않아 이자율책정의 재검토가 요청되고 있다.
실제로 삼양「타이어」18%짜리 보증사채가 소화되지 않아 모집주선을 맡은 업자들이 할인매출을 하는 사태를 빚기도.
재무부당국은 증시의 유동성환수와 주가안정대책의 하나로 금융기관 소유주식의 매각을 종용하고 있는데 금융기관들은 현재의 주가추이가 상승「무드」에 있어 매각을 주저하고 있는 실정.
따라서 어느 시점에서 금융기관 보유주식이 풀려나을지 투자자들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성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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