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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파동의 여파 원자력선 개발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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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랍」산유국의 감유 및 단유조치로 부각된「에너지」파동은 선진제국에도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었을뿐만 아니라 경제구조를 밑뿌리에서부터 흔들어 놓았다. 정치적인 절충이 이루어져 단유조치가 해제된다해도 최소한 3배이상 가격이 오르고드 계속 올라만 가는 석유가격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에서는「탱커」·어선·화물선 등에 석유를 쓰지않고「우라륨」을 쓰는 원자로를 설치하는 윈자력선 건조에 급「피치」를 올리고있다.
원자력선으로 만들면 속도가 빨라지고 항속거리도 대폭 늘어나는데다가 연료를 대량으로 실을 필요도 없어 수송량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미국·서독을 비롯한 선진국의 원자력선 건조계획을 살펴본다.

<미국>
세계 최초의 원자력잠수함「이딜러스」호를 건조하여 1958년에는 북극호수항해 기록을 세운바있다.
이것은 군용 잠수함이었으나 1962년에는 세계최초의 원자력화물선「사바나」호를 완성하여 지난 8년간에 걸쳐 45만해리 (1해리=1.852km)를 항해한 경험을 가졌다.
이는 적어도 지구를 20.7바퀴 돌수 있는 거리로 여기에 쓰인 핵연료「우라눔」은 겨우 74㎏에 불과하다. 이「우라늄」소비량을 석유로 환산하면 무려 15만t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이다.
그동안「사바나」호를 운행하여 얻은 경험과 실적으로 기술적 문제를 거의 모두 해결한 미국은 해군에서만도 작년도 배이상의 비용을 원자력선 연구개발비로 계상하고 있다.
최근에 미국에서 개발한 CNSG W형 원자로는「사바나」호에 설치된 원자로보다 출력이 증진 되었고 가압기·냉각수「펌프」등의 위치도 바꿔 대폭 개선한 결과 성능이 극히 우수해졌다. 또 CNSG W형 원자로 말고도 22만 마력짜리 원자로 개발에 성공했음이 알려졌다.
미국은 원자력선의 경제성 여부에 대한 연구를 해왔는데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윈자격선의 대형화·고속화·마력확대와 기름가격의 폭등에 따라 원자력선의 경제성은 충분하다는 것.
예를들면 시속24,「노트」원자력「탱커」5척은 15.5「노트」시속을 가진 재래식「탱커」8척과 연간운반량 및 기초비가 같으면서도 연료비는 원자력선이 5∼6백만「달러」절약된다고 미국에서는「탱커」뿐만이 아니고「컨테이너」선·선박 등도 원자력선화를 서두르고 있다.

<서독>
서독은 원자력선의 안전성에 대해서 실험단계, 실증단게, 실용화단계의 3단계로 구분하여 연구에 힘쓰고 있다.
원자력선의 개발을 위해 연방정부와 주정부에서 공동으로 출자하여 조선해운원자력이용회사를 설립, 연구개발에 힘쓰는 중이다.
1968년에 서독에서 건조한 원자력광석운반선「오트·한」호는 약25만 해리의 시험항해를 마치고 상업항해를 시작했다.
「오트·한」호는 1972년 말에 핵연료를 바꿔 넣은 후 다음건조에 사용할 원자력선용 원자로 개량에 필요한「데이터」를 수집중이다.
원래 「고트·한」에 사용한 원자로는「사바나」호에 쓰인 원자로형을 개량한 것이므로 이번 개량에 따라 수집되는「데이터」는 다음번 원자로 생산에 유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영국위원회가 1971년에 종합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컨테이너」선의 경우, 연료유를 1980년대에 t당 3.62∼4.75「파운드」로 가정하고 기름값이 70∼2백%가 오르든지, 원자로 제조비가 급격히 내리는 때는 원자력선의 경제성이 보이지만 일단 원자력선의 건조는 하지 않는 방침을 취해왔었다.
그런데 1973년 11월부터 연료유 가격이 폭등하자 1971년에 제출된 보고서를 재검토하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 원자력선 건조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1973년11월 영국과 서독은 회합을 갖고 서독이 계획하고 있는 시험용 원자력선의 공동개발에 참여할 것을 토의한바 있다.

<소련>
원자력 쇄빙선「레니」호를 1959년에 완성하여 북극해를 누비고, 다른 선박의 길잡이 노릇을 하며 경험과 기술을 축적해온 소련은 1966년부터는 원자로 개량에 착수했다. 주로 힘쓰는 원자로 개량 부분은 냉각수「펌프」「이온」교환탑 등이라 한다.
쇄빙선「레닌」호는 9개월 계속하여 항해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쇄빙선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평가하여 비슷한 형의 쇄빙선을 건조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브라질」은 1973년 11월에「브라질」상선용 원자력화물선 건조계획을 검토중이라 한다.
이 계획은 4천t급 원자력선을 4년간에 걸쳐 2천만「달러」를 들여 건조하고 여기에 쓰일 원자로는 수입할 예정이라고.
선진 각국의 현황을 살펴보았으나 수출입이 늘어 물동량이 점증하는 우리나라도「브라질」사의 원자력선 건조를 검토해볼 단계라 하겠다. <이원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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