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들의 승용차에 성조기 대신 태극기 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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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저는 73년 11월 23일 미국으로 이주한 교포입니다.
서울 답십리에서 전파사를 하다가 동생에게 넘겨주고 이곳에 와「탤리비전」기술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국을 떠난 지 얼마 안되어 이국생활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재미 3개월 남짓 생활 중에서 느낀 것이 많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조국에 대한 교포들의 긍지입니다.
저는 차를 몰고 다닙니다. 자동차 -범퍼 크기(가로 27㎝, 세로 15㎝)정도의 태극기가 있으면 달고 다니고 싶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구할 수가 없습니다. 차에 달고 다니며 한국인임을 자랑하게 말입니다. 이곳에는 한국인이 많이 살고있는데 모두 미국 기가 붙은 차를 그대로 몰고 다닙니다. 많은 교포들을 만났는데 나와 같이 태극기를 달고 싶다는 것입니다.
만약 함석으로 태극기를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들면 미국 기처럼 가로7㎝·세로5㎝ 정도로 천으로라도 만들어 보내주실 분은 안 계실까요. 천이건 종이건 유리창에 부착하면 되니까요.
특히 여기에서 느낀 것입니다만 이주 할 때는 꼭 국기를 몇 장 마련해 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이웨이를 지나치는 차에서 태극기를 서로 볼 수 있을 때 얼마나 좋겠습니까.
문공부에서 협조는 안 되는지요? 만일 안되면 제가 실비를 보내고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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