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신년 운수, 믿거나 말거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연말연시를 지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메시지와 더불어 신년 운수를 볼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보내온 지인이 몇 있었습니다. 링크를 클릭만 하면 올해 운수를 볼 수 있었지만, 왠지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점이라는 걸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세 살 많은 형이 대입을 치를 때였습니다. 어머니는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가 형의 당락 여부를 물으셨습니다. 그 점쟁이는 형이 떨어진 해에는 합격을, 형이 재수로 대학에 합격한 해에는 탈락을 점쳤습니다. 미리 좋아할 일도, 미리 슬퍼할 일도 아니었던 거죠.

사진은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 늘어선 점집 가운데 한 집입니다. 한 젊은이가 점을 보고 있습니다. 어떤 일로 운세를 점쳤는지 알 수 없었지만 10여 분 상담을 마치고 파라솔을 나서는 젊은이의 표정은 참 밝았습니다. 마치 새 출발을 하는 사람의 얼굴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운명을 미리 들여다본다는 것, 맹목적으로 믿을 건 못 되지만 좋은 점괘가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제가 여러분의 점을 한 번 봐 드리겠습니다. 점괘가 나왔군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2014년 갑오년에 안녕하겠다고 하네요. 물론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김성룡 사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