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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운동 포기 안쓰러워 중·고 럭비선수들 재활 도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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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JS메디칼 센터 이석준 원장이 발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김진우(부성중 2) 선수를 진료하고 있다.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축구나 야구 종목의 주전 경쟁은 정말 치열하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은 주전 경쟁은 커녕 경기 참가자를 채우는 일조차 버겁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부상을 당해도 내색하지 않고 참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남모르게 아픔을 견디는 어린 선수들에게 구세주 같은 ‘키다리 아저씨’가 나타났다. 어린 선수들의 수호천사 역활을 하고 있는 이석준 JS메디칼 센터 병원장(천안시 서북구 직산읍)을 만나봤다.

글=최진섭 기자 , 사진=강태우 기자

이석준 JS메디칼 센터 병원장은 천안 부성중학교·오성고등학교 럭비부 선수들의 재활 치료를 돕고 있다. 이 병원장과 천안 지역 럭비부 학생들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원장은 2010년 부성중 럭비부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병원 관리팀장이 충남럭비협회 전무이사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럭비부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어요. 처음에는 럭비가 과격한 운동인지 모르고 장학금만 전달했는데 ‘선수들의 건강상태가 더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이 원장은 선수들의 무릎이나 발목, 어깨 등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학생들의 재활치료에 나섰다.

럭비부 선수들은 경기 도중은 물론 훈련 중에도 갖가지 부상을 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한 두명이 빠지면 그 자리를 메울 선수가 마땅치 않은데다 선수들의 생활 형편도 넉넉하지 않아 아픔을 참아가며 운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병원장은 이 같은 선수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부상 선수를 병원으로 불러 재활 치료를 도왔다. 산재의료병원 대전중앙병원에 근무하던 당시 스포츠 선수나 근로자의 근육 및 뼈 손상을 치료했던 경험이 부상 당한 학생 선수들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어린 선수들은 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중간에 운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비록 비인기 종목이지만 학생 스스로 럭비를 좋아해 운동을 시작한 만큼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처음에는 병원 방문을 어색해 하던 선수들도 지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또 아픈 부위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했던 모습과는 달리 어느 부위가 아픈지 정확히 이야기하고 스스로 재활에도 신경 쓰고 있다.

박정인(부성중 2)군은 “얼마 전 훈련 중에 발목을 다쳐 병원을 방문했는데 친절하게 상담해주고 치료해줘 마음이 참 편했다”며 “언제든지 다치면 치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운동하는 것도 즐겁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의 의료봉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단국대 럭비부 선수들도 그를 찾고 있다. 대학 선수들은 중·고등학생들보다 더 자주 부상을 당하는데 마침 훈련장이 병원 인근에 있어 시도 때도 없이 JS메디칼 센터를 방문해 재활에 대해 상담하고 치료도 받고 있다.

이 병원장은 “운동을 하다보면 다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때 치료해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선수들의 재활치료를 돕고 있습니다. 아직은 도움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이지만 선수들이 비인기종목이라고 실망하지 않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응원할 생각입니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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