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시장 지배율 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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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내정유업계의 시장지배 판도가 이번 유류파동을 계기로 크게 바뀌고 있다.
28일 관계당국에 의하면 현재 국내 정유회사의 원유처리량은 유공이 1일 약12만「배럴」, 호남정유가 11만「배럴」, 경인「에너지」가 약4만「배럴」로 정유파동이 나기 전 각 사의 1일 평균 처리량인 유공 17만「배럴」, 호남정유 9만「배럴」, 경인의 4만「배럴」과 비교하면 유공의 공급량이 대폭 줄어든 반면 호남정유의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각 사의 시장 점유율은 유류파동 전의 유공 57%, 호유 30%, 경인 13%에서 지금은 44%, 41%, 15%의 비율로 재조정되고 있다는 것.
한편 지난 4월 기준 각 사의 거래대리점 및 주유소는 유공이 대리점 48개에 주유소 7백9개소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호남정유가 대리점 32개소에 주유소 5백36개, 경인이 대리점 8개소에 주유소 26개이었는데 유류파동으로 공급량이 대폭줄자 정부는 감량공급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호남정유로 하여금 경유「벙커」C유 등 제품을 유공에 공급케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2월 중 호남정유가 유공에 넘겨준 석유제품만 20만「배럴」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공의 공급능력이 이처럼 상대적으로 대폭 준 것은 원유공급원인 「쿠웨이트」가 원유생산을 가장 많이 줄이고 있는 반면「사우디아라비아」원유를 받고 있는 호남정유는 타격을 덜 받은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각 사의 석유제품공급 능력은 유공이 1일 12만「배럴」에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큰데 비해 호남정유는 과거의 공급량(1일 평균 9만「배럴」보다 늘어난 15만「배럴」수준에 도달할 것이 확실해 시장 점유율도 유공 39%, 호남정유 48%, 경인 13%로 이제까지 시장점유율이 높던 유공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이번 정부특사의 중동방문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한원유공급을 원상회복 하면서 그 기준량을 지난 9월 공급량으로 책정했는데 호남정유는 지난 8월 처리시설의 일부사고로 원유처리량이 줄었던 대신 9월분의 공급량이 크게 늘어 결과적으로 평상보다 많은 양의 원유를 공급받게 된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유회사의 시장지배력이 뒤바뀜에 따라 시장점유도가 재조정되어 대리점·주유소 등의 판도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당국은 주유소의 신설을 억제하고 있으므로 유공과 계약관계에 있던 거래선이 대폭 호남정유 쪽으로 인계될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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