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설 앞두고 '카탈로그 뇌물'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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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중국엔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 下有對策)”는 말이 있다. 춘절(春節·중국 설)을 앞두고 중국 공무원들에 대한 뇌물 제공 형태가 딱 그렇다.

 15일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요즘 중국에서 상품책 거래가 인기다. 상품책이란 일련 번호가 매겨진 고가의 상품 수십 종의 사진이 들어있는 소책자다. 이 책자를 공무원에게 제공하면 공무원은 지정된 인터넷 쇼핑몰에서 원하는 상품 번호를 입력해 구매한다. 물론 금액은 이미 지불된 상태다. 인터넷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익명이 보장되고 추적도 쉽지 않아 춘절을 앞두고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상품은 보석이나 전자제품이다. 지나치게 고가일 경우 추적 대상이 될 수 있어 1000~1만 위안(17만6000~176만원)의 인터넷 뇌물 거래가 많다. 종류가 다른 상품책 여러 권을 증정하는 만큼 실제 뇌물액은 훨씬 많다. 상품책 형태로 희귀 화폐나 예술품을 주기도 한다. 좡더수이(庄德水) 베이징대 부주임은 “ 강력한 반부패 활동으로 현금 형태의 뇌물 수수 관행이 상품권·여행·예술품 등 음성적 형태로 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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