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유보 싸고 큰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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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한 불교 조계종은 종단의 의결기관인 중앙 종회의 유보조처에 관련해 큰 진통을 겪고있다.
손경산 총무원장은 14일 조계종의 참다운 발전을 기약하는「승단 정화의 계기」로서 이번 중앙총회의 유보라는 종정의 조처가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55년 정화를 수행함에 있어 조계종의「정화목표」는 ①대처승제를 혁정하는 교단 정화 ②비구승단 자체의 기강과 승풍을 정립하려는 승단 정화 ③참된 신앙생활의 실행을 위한 신도정화 ④사회도의 질서 수립을 위한 사회 정화 등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 18년간「교단 정화」는 어느 정동 진행했으나 아직「승단정화」의 단계는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승단 안에 항상 말썽이 되고 있는 일부 불순 요소를 제거하는 것은 종단발전을 위해 꼭 거쳐야 할 과정으로 늘 종단 안팎에서 지적돼 왔던 것이다.
정화당시 극소수의 비구만으로 강대한 대처 세력을 전국의 사찰에서 몰아낼 수 없었기 때문에 다소 덕이 부족하더라도 방편으로 받아들였던 일부 사이비 승려들 때문에 종단은 늘 골치를 앓아 왔었다.
조계종의 윤고암 종정, 손경산 총무원장, 채벽암 종회의장, 김지효 감찰원장이 12일에 발표한 담화문도「승단 정화」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점에선 일부 수긍을 받고 있다.
담화는 수행하는 승단, 질서 있는 승단, 신뢰 받는 승단, 호국 복민의 승단을 만들고자 하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담화문」은 또「승단 정화」의 명분을 내세우면서『종회가 총화적 분위기에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방안을 모색·운영하는데 맡은바 책임을 다하지 못해 당분간 중앙종회를 유보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계종의 헌법이라고 할 종헌의 규정대로 하면 매년 l2월에 열어야 할 종회를 열지 않고 이를 유보하는 것은 이번에 열릴 종회가 현 중앙간부들을 전면적으로 불신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이를 막으려는 행정 집행부의 뜻이 개재된 것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조계종회은 이번「종회의 유보」를 둘러싸고 다시 한번 종단 내에 커다란 혼란과 마찰을 가져오리라는 전망이 종단 주변에서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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