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화씨 다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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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도예가 강시화씨의 신작 다완전이 11일∼16일 신세계 화랑에서 열리고있는데 출품은 기형을 달리하는 수종의 다잔 2백여점.
경희대 요업공예과장인 강씨는 우리 나라의 전승도예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을 주로 보여 오는 편이며, 이번에도 역시 백자의 소지에 청화·철사·신사·흑유 등 재래 잿물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다기가 어떤 것인지는 사실상 분명치 않다. 더러 고려청자나 이조청자에는 차그릇으로 간주되는 것이 있지만 그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차의 역사는 오래됨이 입증되고 적어도 궁중·선비·산사에서의 전래를 인정할만한데, 오늘날 다완이라고 하는 그릇은 다분히 일본인 취향에 굳어져있다. 그 대개가 지방 민요에서 구워낸 서민사회의 상사기들로서 대접·보시기·막걸리잔류의 것들이다.
그런데 이것들의 됨됨이가 매우 소박하고 그 나름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지니고 있어 한국에서보다는 일본의 다도에서 아낌을 받는 대상이 되었다.
강교수의 찻잔들은 그같이 옛 도공들의 무심하게 빚어낸 멋에 착안하고있다. 좀 거칠게 수비한 태토, 간혹 손자국이 난 물레질, 백토와 유약의 처리 등이 다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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