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성격형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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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아를 키우는 어머니들 중에는 성격을 천성적인 타고난 것으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그래서 『고집이 센 것이 저희 아버지를 꼭 닮았다』는 등의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지능이나 신체의 성장보다도 성격은 환경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교육학의 정세이다. 외국에서 가진 실험중에는 실제로 마음껏 축하를 할수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더니 어린이들의 성격이 소극적인 것에서 활달한 것으로 바뀌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제 만 4살이된 영이는 개성이 뚜렷한 아이다. 요즘 사귀기 시작한 동네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자리에서 한아이가 『난, 열까지 셀 수 있다』고 말했을때 『난 더많이 셀 수 있어. 너는 문제도 안돼』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활달성을 갖고 있다. 영이의 이런 성격은 바로 영이 어머니가 길러준 성격이다. 영이 어머니는 영이가 흥미 있어 하고 해보고 싶어하는 일을 주저 없이 해보도록 도와줘 왔고 영이 에게 무엇이든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키워온 것이다.
이 예에서처럼『어린이의 성격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어머니와 어린이와의 관계』 라고 성왕진박사 (중앙대교수)는 지적한다. 『저 애는 아버지를 닮아 성격이 까다롭다』는등의 말은 그렇게 쉽게 해 넘길 수 없는 말이다.
많은 소아과의사, 교육자들이 지적하듯, 아기를 엄격하게 키우거나 보다 따뜻하게 키우거나 하는 것은 성격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김광웅씨 (행동과학연구소연구원) 는 말한다. 어떻게 키우든 어린이가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행동에 큰 제재를 하지 않으면 된다.
어린이가 값진 그릇을 깼을 경우 조심성이 없다고 야단을 쳤더라도 그후에 품에 안고 귀한 것이기 때문에 야단친 것이라고 자상하게 설명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혼자 양말을 충분히 신을수 있는 아이에게 양말을 신겨주는 등의 의존성을 조장하는 육아방법과, 아이를 그저『귀찮은 존재』로만 여기는 거부적인 육아방법만은 어떤 경우에라도 피해야된다.
형제와의 관계도 아이의 성격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형제끼리의 일상화된 싸움·경쟁은 훗날 대인관계의「모델」이 되는 것이다. 여러 형제를 비교하면서 똑똑한 아이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아이에게 『너도좀 닮아보렴』하고 나무라는 태도는 건전한 경쟁의식을 적대감으로 변하도록 만든다.
만 2살을 전후하여 갖게되는 같은 나이또래들과의 친구관계는 사회적인 성격을「테스트」 하는 계기가 된다. 또래들과 어울리는 가운데 남이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자아개념을 갖게되므로 또래들과 잘 어울리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웃에 어린이가 있다면 함께 방문한다거나 친구들을 초대해준다.
유아들 중에는 만3살이 지나면 부적응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새로 태어난 동생을 때리거나 유난히 무서움을 탄다거나 게으름을 피우며 거것말을 곧잘 하는가하면 말을 더듬기도 한다. 이런 성격적인 결함을 막는 최선의 길은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에 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할때 『벌을 내릴 것이 아니라 못본체 하고 바람직한 행동에만 즉시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이규성씨 (행동과학연구소 연구원) 는 말했다.
어른들이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 어린이가 말참견을 했을때『참견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못 들은채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박종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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