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정위에 키신저·입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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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 외무의 표대결론도 묘한 여운
【유엔본부=금홍희툭파원】「키신저」미 국무장관이 북경 방문중에 중공 지도자들과 한국문제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는 점은 「키신저」의 서울 방문으로 확실해졌다.
「키신저」가 박정희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풀어보인 북경 여행 보따리에서 나온 것은 주한미군철수,주한 「유엔」 군사해체, 남북평화협정기결,한국 문제에 관한 중동 「아시아」 국제 회의 등에 관한 구체적 합의 같은 한국문제 자채의 해결안보다는 「유엔」총회에서의 한국 문제 토의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키신저」의 서울 방문 결과를 통고 받을만한 입장에 있는 고위소식통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소식통은 「키신저」가 박 대통령에게 통고한 것은 주한「유엔」군사의 해체,주한미군철수에 관한 미· 중공간의 합의는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유엔」 에서의 한국 문제 토의에 관한 합의 부분에 대해서는 『노· 코먼트』 라고 대답했는데 이것은 주한 「유엔」 군사의 존재가 한국문제 토의의 큰 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주한「유엔」군사와 한국문제토의를 확실히 구별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이러한 해석은 박· 「키신저」 회담에 관한 서울의 보도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다.
그것은 「키신저」와 주은 내가 「유엔」 군사문제에는 만족할 만한 합의를 보지 못한 채 지금 정치 위에서 진행중인 한국 문제 토의가 「워성턴」 ·북경간의 「데탕트」에 다소라도 찬물을 끼얹을 정도의 갈등을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데는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간적으로「키신저」의 북경 방문후가 되는 지난26일 화해의 뜻밖에 부드러웠던 정치위연설은 북경회담의 분위기를 반영했던 것 같다고「유엔」.「업저버」들은 보고있으며,김용직 장관은 자기의 연설 때 중공·소련대표가 퇴장하지 않은 것은 「유엔」 의 새로운 분위기 때문인 것 같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
그리고 「키신저」의 서울방문 직후가 되는 25일 김 장관의 언동에는 묘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정치위원회에서 표본결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거듭 거듭 강조하면서 표결전망에 대해 백중지세라는 조심 스런 영관을 표명했던 김 장관이 며칠사이에 17표 내지 20표 차이로 이긴다는 극적이고 구체적인 전망을 공식으로 표명한 것은「키신저」의 배경방문으로 한국문제가 표결 없이 절충될 전망이 생겼기 때문에 심리적 효과를 노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말하자면 한국측의 낙관적인 표 계산이 표결결과로 평가 받을 염려가 없을 때 표 대결을 하면 우리측이 압승한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된다.
「키신저」는 「유엔」총회 개막 때 「유엔」 에서 한국문제 처리가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미국은 강대국간의『조용한 토의』를 환영한다고 말한 바 있으며 9월3일에는 「윌리엄· 포터」차관이 한국문제의 핵심의 하나가 되는 「유엔」이 군사를 대체하는 한반도 평화보강해제를 미국은 환영하고, 「키신저」·주 회담에서 이 문제를 토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치위에서 각국은 북경 회담결과 스스로의 입장을 후퇴시키지 않을 수 없는 가능성에 대비하여 발언들은 『돌아오지 못할 지점』까지 밀고 나가려 하지 않는 눈치 들이다. 외교소식통은 북경회담결과가 26일의 한국 문제 토의에서 윤곽이 드러나고 20,21일에는 실천에 옮길지도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는데 북경 홍경이 실전된다는 말은 한국 문제 토의 개막전부터 틈틈히 전해진 막후협상의 표면화를 의미하며,한국 문제 토의 양상을 본질적으로 바꾸게 되는 것이다.
양상이 바뀐다지만 뚜렷한 방향은 아직 알 수 없다.그러나 지난 주일까지 남북한 대표와 한국의 안보상의 이해를 갖고 있는 강대국들의 연설이 끝난 만큼 표결을 생각하자는 수정안 형식이 될지도 모른다.
주한 「유엔」사령부 문제에 관한 합의 세만은 강력히 부인된 것으로 보아서 한 때 추측으로 나돈바 있는 「유엔」군사 해와 남북한 동시가입의 교환 쟁점까지는 미치지 못한 것 같다.
한편 한국 문제 토의와 관련없는 문제로 「뉴요크·타임스」지는 「키신저」가 북경회담에서 한국의 국가이익에 어긋나는 합의는 한 바 없다는 점을 박 대통령에게 확언했다고 20일 보도했다.
한국의 입장으로 보면「키신저」를 통해서 한국 문제 처리 방향에 관한 중공의 입장과 「키신저」가 주도하는 강대국간의 화해가 한국 안보에 던질 성격과 폭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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