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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10분, 할 일 모아서 A·B·C로 순서 정해보세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한 번 지나간 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습니다. 겨울방학이라고 해서 마냥 놀기만 한다면 방학이 끝난 후 허탈감에 빠질 수 있겠죠. 시간을 얼마나 알차게 쓰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때입니다. 오늘은 어떤 목표를 이루었고, 내일 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 플래너(일정 계획표)에 적어두는 습관을 가져도 좋습니다. 미국의 인쇄업자이자 출판가이며, 발명가이자 정치인이었던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은 수첩에 13가지의 덕목을 기록하고 매주 한 가지씩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소중은 각자의 목표를 이루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래너 작성법을 알아봤습니다.

글=김록환 기자 , 사진=우상조 인턴기자, 도움말=한국성과향상센터

방학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책을 30권 읽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고, 다이어트를 위해 몸무게를 10㎏ 줄이는 목표를 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무작정 책을 꺼내 읽거나 운동만 죽어라 한다고 목표를 이루기란 힘들다. 한 번에 30권의 책을 읽는 것은 어렵고 하루 만에 10㎏을 감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매일 조금씩 해야 할 일을 정해놓고 실천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기록하는 습관이다. 일기와 같은 형식으로 매일 자신이 한 일을 기록해 둔다면 눈으로 보기 쉽다. 요일·날짜별로 구분이 된 플래너를 사용하면 체계적으로 계획을 관리하기 좋다.

STEP 1. 목표 세우기

시간이란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이어진 크고 작은 사건들의 연속이다. 1초가 모여서 1시간이 되고, 1시간이 모여 하루가 된다. 시간은 크고 작은 할 일의 연속이기 때문에 시간을 관리하는 것은 할 일을 관리하는 것과 같다. 이를 위해서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플래너에 그 날의 일을 아무리 꼼꼼하게 기록한다고 해도 ‘왜 해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작심삼일(결심한 마음이 3일을 가지 못하고 느슨하게 풀어짐)이 되기 쉽다.

플래너의 첫 페이지에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기록해두면 도움이 된다. 목표를 세울 때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독서가 목표라면 방학 동안 30권의 책을 읽겠다는 식으로 정확히 세워야 한다. 또 자신의 목표를 측정할 수 있도록 매일 읽을 분량을 정해야 한다. 하루에 1권의 책을 2시간 동안 읽는다는 식의 규칙을 정해두면 매일 제대로 목표를 실천하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마감 시간을 정해야 한다. 목표를 이루겠다는 자신만의 제한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STEP 2. 플래너 고르기

흔히 다이어리라 불리는 기록 수단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달력과 비슷한 모양으로 요일과 날짜가 표시된 형태의 다이어리가 있고, 공책처럼 빈 공간이 많은 다이어리가 있다. 일정을 관리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먼슬리(Monthly)·위클리(Weekly)·데일리(Daily)의 방식으로 나뉘어진다.
먼슬리 방식의 다이어리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을 확인할 때 유리하다. 보통 한 달이 2면에 걸쳐 표시돼 있는 방식이다. 달력처럼 생겼으며 각각의 요일에는 정사각형 모양의 빈 공간에 기록을 할 수 있게끔 구성돼 있다. 주로 다이어트나 운동처럼 4~5일을 기준으로 얼마나 목표를 실천했는지 확인이 필요할 때 도움이 된다. 기록한 것을 월 단위로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록 공간이 좁아 꼼꼼한 기록을 할 때 불편할 수 있다.

1주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위클리 방식의 다이어리는 기록 공간이 넓어 기록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학습용으로 사용하기 좋다. 매일 어떤 과목을 어느 단락까지 공부했는지 자세히 적을 수 있다. 보통 2면에 1주를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지며, 옆면에는 기록에 대한 보충 설명을 붙이는 것도 가능하다. 또 데일리 방식 다이어리는 하루 일정을 2면에 모두 적을 수 있어 일기장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일기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시간대별로 기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클리와 데일리의 방식이 합쳐진 프랭클린 플래너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보통 데일리(2면에 하루 기록) 방식을 사용하지만, 기록 분량이 많지 않거나 하루 일정에 크게 변화가 없을 경우는 위클리(2면에 1주일 기록)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위클리 콤파스’라는 책갈피 형태의 메모지를 활용하면 일일·주간 목표를 추가할 수 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20~30분 동안 주간 계획을 세우고, 매일 아침 10~15분 동안 일일 계획을 세워 적는 식이다.

STEP 3. 중요도·우선순위 정해 먼저 실천할 일 적는다

많은 일을 한 번에 처리하려면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어떤 일부터 할지 순서를 정해야 한다. 플래너를 펼쳤을 때 각 달의 맨 앞에는 역할과 목표를 적는 것이 좋다. 한 달을 계획할 때 역할과 해야 할 일을 구분해 미리 적어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습·독서라는 목표를 가졌다면 기록란에 ‘학생’이라는 역할을 적은 후 옆에 ‘하루 영어단어 10개 외우기, 한 권의 책 읽기’라고 적는 것이다. 그 달에 부모님의 생신이 있다면 ‘아들(딸)’이라는 역할을 적고 ‘집안일 돕기’라고 적어도 좋다.

요일·날짜가 표시된 페이지에는 매일 해야 할 일을 중요도에 따라 A·B·C와 같은 알파벳 순으로 분류해 놓는 것이 요령이다. 오늘까지 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이는 서둘러 해야 하기 때문에 A라 표시한 후 기록하고, 방학이 끝날 때까지 하면 되는 과제는 긴급하지 않으므로 C라고 표시해 둔 뒤 잊지 않도록 한다. 만일 원래 계획에 없던 약속이 생길 경우 빈 공간에 ‘기억해 두기’라는 제목을 달아 따로 표시해 두면 좋다. 한국성과향상센터 김지영 연구원은 “처음에는 기록을 한다는 것 자체가 번거롭고 귀찮을 수 있지만 습관을 들인다면 시간이 지난 후 소중한 재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플래너에 기록할 때 알아두면 좋은 중요도 분류법

##플래너 첫 장에 기록해야 할 목표 설정법
1. 구체적으로 - 1년 동안 50권 이상 독서한다.
2. 측정할 수 있도록 - 매일 영어단어 10개씩 외운다.
3. 실천적이고 - 1주에 3회 줄넘기를 한다.
4. 현실적이며 - 다음 시험에서 지금보다 평균 5점을 높이겠다.
5. 마감시간이 있는 목표 - 올해 말까지 한자능력시험 2급에 합격하겠다.

짤막 인터뷰 | 김경섭 한국성과향상센터 회장
작은 일도 기록하는 습관 들이면 시간 관리에 도움 되죠

계획을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래너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우리나라에 ‘프랭클린 플래너’를 처음으로 도입한 한국성과향상센터 김경섭(73) 회장을 소중 이서영(화성 솔빛초 4) 학생기자가 만났습니다.

한국성과향상센터 김경섭 회장(왼쪽)이 이서영 학생기자에게 시간 관리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우리나라에 들여온 이유가 궁금해요.

“프랭클린 플래너는 미국의 정치가였던 벤자민 프랭클린이 50년 동안 수첩에 지켜야 할 덕목을 기록했다는 점을 착안한 시간관리 수첩입니다. 프랭클린코비사라는 미국의 회사가 만들었죠. 제가 젊었을 때 중동에서 일을 했는데, 작은 일도 항상 기록하는 습관을 가진 외국인들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기록하는 문화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에 11년 전 프랭클린 플래너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회장님의 평소 기록 습관은 어떻게 되나요.

“19년째 프랭클린 플래너에 저의 모든 일과를 기록하고 있어요. 기록한 후에는 과연 목표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습관이 들었죠. 매일 많은 일을 하다 보면 정신 없이 하루가 지나갈 때가 많아요. 하루가 끝난 후 잠자리에 들기 전에 플래너를 확인하고,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계획한답니다. 회의기록이나 중요한 대화, 아이디어, 정보를 몇 달이 지난 뒤에도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플래너에 계획을 기록해도 작심삼일로 끝날 때가 많아요.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이 많아서 그래요. 아무리 쉬운 일도 실천으로 옮기기는 힘들죠. 주변 어른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랍니다. 아침 7시에 일어나고 싶다면 처음 1주일은 어머니에게 깨워달라고 부탁하는 방법을 써도 좋아요. 자기 자신의 의지와 주변의 도움이 합쳐진다면 목표를 이루는 지름길로 향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간 관리를 잘 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없다는 말을 하루에 몇 번이나 하나요. 정말 시간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70억명이 전 세계 사람들 모두에게는 24시간이라는 시간이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해요.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은 잘 기록했다가 잊지 않고 챙기는 습관을 가진다면 남들보다 효과적으로 시간을 관리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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