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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의 이상형 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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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로마·클럽」이 오는 24일부터 4일 동안 동경에서 「새로운 세계상의 추구」라는 주제로 제4차 총회를 연다.
이번 동경대회엔 세계 31개국의 4백여 학자 및 경영자들이 참석, 인류의 위기와 새 세계질서에 관한 광범한 토의가 이루어진다.
현재 인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경쟁적인 고도성장의 추구는 자원고갈·환경오염을 가속시켜 대자연의 생태학적 순수과정을 파괴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고도성장·고도소비 추세가 계속된다면 결국엔 인류의 파국이 오고 말 것이니 인류는 건전한 양식과 자제에 의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로마·클럽」의 기조적인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새로운 가치관에 입각한 신세계질서의 정립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인류의 행복을 종래와 다른 측면에서 파악하고 유한한 지구에서 전 인류가 사이좋게 쾌적히 살수 있는 미래를 협력하여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조에 따라 「로마·클럽」은 이미 「제로」성장을 역설한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내놓아 전세계에 위기의식과 충격을 불러일으킨바 있다.
이번 동경대회는 인구·과학기술·성장·개발도상국 등으로 문제를 대별, 「심포지엄」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인구분야엔 「노벨」경제상 수상자인 「틴버겐」교수(네덜란드)의 연구결과가 발표될 것이다. 세계 인구는 서기 2천년까진 70억이 될 것인데 이를 어떻게 조화 있게 수용하며 자연의 정화능력이나 「밸런스」를 깨지 않고 식비·물자·「서비스」 등을 어떻게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것인지가 토의될 것이다.
물론 인구수준을 안정시키기 위한 교육·기술의 개발문제도 포함될 것이다.
과학기술분야는 종래의 방술·국가 위신·경제성장 등으로부터 인류의 행복으로 그 목표를 돌리는 근본적 전환과 사회적·행정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순환사용법·무공해기술·열 오염대책 등이 토의된다.
성장분야엔 성장의 질적인 요소를 중시,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복지도 고려하여 이를 계중화 하는 연구발표가 있을 것이다.
지구의 유한성을 감안하여 지속될 수 있는 적지성장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를 토의하는 것이다.
개발도상국 문제에서는 「성장의 한계」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중심으로 지구상의 전 인류에 달성 가능한 최저한의 복지지표 작성과 이의 현실적인 달성방안과 남북격차의 해소문제 등을 검토하여 자연생태계와 양립할 수 있는 성장의 이상형 등을 논의할 것이다.
이번 토의를 통해 「로마·클럽」은 종래 거듭 강조해온 인류의 위기문제를 좀더 본격적으로 토의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관 및 세계질서의 정립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71년4월 「캐나다」「몬트리올」에서 열린 2차 총회에서 발표된 성장의 한계는 너무 위기의식에 충만해 있다는 점에서 반론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대량생산·대량폐기를 기축으로 하는 현대 문명의 취약점을 정확히 파악, 기존고정관념전환의 계기를 만들었고 인류의 행복과 미래에 대한 본질적인 방향제시를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번 동경총회도 이러한 문제의식과 신질서의 정립을 보다 구체적이고 범 인류적인 관점에서 토의한다는 점에서 다른 국제회의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의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동경=박동순 특파원】

<「로마·클럽」이란?>위기의식 제고와 정책방향 연구 위해 설립
「로마·클럽」은 70년3월 인류의 위기에 대한 인식 제고와 장래의 정책방향제시를 목적으로 「스위스」에서 설립된 국제적 민간연구단체이다.
현대문명의 위기를 우려하는 지식인들이 68년 「로마」에 모여 이 문제에 대한 토의를 가진 것이 「로마·클럽」창설의 계기가 되었다. 「로마·클럽」은 과학자·경제학자·경영학자들로 구성되는데 회원 수는 1백 명을 넘지 않도록 규정되어있다.
현재의 「멤버」는 미·「유럽」·일본·중남미 등 31개국으로부터 총91명. 한국은 아직 회원이 없다. 「로마·클럽」은 1년에 한번씩 총회를 열어 연구발표와 이에 대한 토의를 한다. 제1차 총회는 「스위스」의 「베른」서 70년6월에 열려 「인류의 위기」초안에 대해 토의했다. 2차는 71년4월 「캐나다」의 「몬트리올」서 「성장의 한계」를 토의했고 3차는 73년1월 「파리」서 「성장의 한계」의 반향 검토 등을 했다. 이번 동경총회는 4차가 되며 5차는 74년4월 「베를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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