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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전 닷새째-중동의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시나이」는 그들의 무덤>
개전 닷새째가 되자 「이스라엘」측의 낙관적인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남부 전선 사령관 「슈무엘·고넨」 중장은 「수에즈」운하 전투가 『지금까지의 어떤 전투보다도 힘들다』고 실토하는가 하면 병사들도 「이집트」군의 전력 향상에 놀라는 눈치.
한편 「이집트」합참 의장 「샤즐리」 중장은 『「이스라엘」군의 상승 신화는 이제 깨어졌다』고 희색이 만면.
「시나이」 반도에서 「이스라엘」「바를레브·라인」이 분쇄되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돌아왔다는 그는 『「시나이」 사막이 바로 적군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로이터】

<이집트군 폭탄 안고 돌진>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 시민들은 이번 전쟁에서는 꼭 이겨야한다는 결의에 차 있는 것 같다.
「알·아람」지는 「시나이」 반도에서 벌어진 「탱크」전이 2차 대전 후 최대의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폭탄을 안고 적의 「탱크」에 돌진, 장렬하게 전사한 한 「이집트」병사의 무용담을 크게 보도했다.
「카이로」 시민들은 7일 밤 부교를 건너 「수에즈」운하를 도하하는 「이집트」의 모습을 담은 TV 「필름」을 보았다.
「카이로」 시내의 전 시가는 평소 소란스럽던 시가 풍경과는 판이하게 아주 고요했으며 전시 수도라고 할 수 없을 만큼 평온한 것이었다. 【UPI】

<「탤라비브」공기 무거워져>
『67년의 전쟁보다는 제법 싸울 줄 아는군….』 마치 소풍이라도 나서는 기분으로 전선에 배속되어 농담하던 「이스라엘」 병사들은 예상 밖으로 전쟁이 오래 계속되고 「이집트」군이 현세를 보이자 다소 초조한 눈치.
「텔라비브」 시민들도 개전 초의 자신만만하던 모습과는 달리 속속 들어오는 전사자와 전상자 명단에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로이터】

<속죄일로 굶으며 전투>
중동전이 터진 지난 6일 전선의 「이스라엘」 병사들은 하루종일 굶은 채로 전투에 참가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것은 6일이 바로 유대 교력으로 유대교인의 「속죄일」이었기 때문. 유대 율법에 따르면 유대 신년제를 지내는 유대 정월 초하루와 초이를, 그리고 속죄일에는 단식하도록 되어 있다. 【AP】

<서로 정반대의 전황 발표>
현재 한창 불꽃을 퉁기고 있는 중동전은 「코뮤니케」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느 한쪽이 발표하는 전황 「코뮤니케」는 거의 예외 없이 다른 쪽의 「코뮤니케」와는 정반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외국 특파원들은 이 엇갈린 전황 발표를 확인할 길이 없다. 전황을 똑바로 파악할 수 있는 전선 취재가 금지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군사 검열을 실시하고 있고 「시리아」는 외국 특파원의 주재를 불허하고 있다.
외국 기자들이 활약할 수 있는 곳은 「카이로」 「베이루트」「텔라비브」를 비롯한 몇몇 주요 도시뿐이다. 대부분의 경우 「카이로」에서보다 「텔라비브」에서 좀더 상세한 전황이 나온다. 【AP】

<어디 있었느냐고 물으면>
「유럽」의 공항들은 귀국하려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몰려들어 북적대고 있다. 전쟁중인 「이스라엘」로 향하는 여객기는 「이스라엘」의 「엘·알」항공 뿐이라 이들을 실어 나르지 못하고 있다.
「엘·알」항공사는 현역군인·의사·경찰·언론인의 순위로 비행기 표를 팔고 있는데「런던」에서만 10일 현재 4백명이 대기자 명부에 기록돼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형편. 귀국자중 일부는 공항에서 귀국 신고를 마치자 집으로 달려가 곧장 군복으로 갈아입고 전선으로 달려가기도 하고 있다.
「로마」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던 「이스라엘」 청년은 왜 그리 서두르느냐는 질문에 『73년에 어디 있었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겠소? 「다얀」장 군의 초청장을 기다려야 되겠소?』라고 반문하기도.

<동원 중엔 결혼도 금지>
중동전이 재발하자 몸에 꼭 붙는「카키」색 「미니·스커트」를 입은 「이스라엘」 여성들이 전선에서 「지프」를 몰고 부상병을 치료하는 등 보조적인 일로 맹활약을 하고 있으며 이따금 남성들의 눈을 전투 활동으로부터 자신들에게 돌리게 하고 있다.
수천명의 남성들이 가정으로부터 5분 대기조 부대로 들어감과, 동시에 그들 부인 중 많은 여성들도 보조 동을 담당키 위해 예비군에 소집됐다.
「텔라비브」 출신 간호원 「토버」양은 『예비군에 소집돼 기뻐요. 난 소집 명령을 받을 때까지 전쟁에 참여 할 수 없는 줄 알고 조마조마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어요. 나는 우리 조국을 돕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여성들은 18세 때 징집되어 「미니·스커트」 군복을 입고 20개월간 복무하고 있다. 그들은 겨울에는 바지를 입는다. 결혼한 여성들은 군복무가 면제되어 집에 머무르고 있으나 국가 위기 중 예비군 동원 때는 결혼만은 금지된다.
여성 예비군들은 이번 전쟁에서 「골란」 고원 및 「수에즈」운하 근처로 파견되어 전화 교환 업무를 맡고 「레이다」를 감시하고 행정 일을 맡고 또 야전 병원에서 조력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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