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모아쓰기 인쇄 전신기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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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텔렉스」 단말기와 일반 통신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한글 모아쓰기 인쇄 전신기가 송계범씨 (52·전 전남대 교수)에 의해 개발됐다.
송씨가 25년의 연구 끝에 완성한 NSP (비공간타건) 방식 한글 인쇄 전신기는 한글이 자음과 모음으로 연결되는 법칙을 이용, 전자 두뇌를 써서 한글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라도 발음 나는 대로 한글 기본 자모 26자를 치면 자동적으로 판정, 완전한 모아쓰기 한글이 인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 초성인 자음과 받침인 자음을 가려내는 특수 전자 회로를 사용한 이 인쇄 전신기는 한글 24자와 「ㅐ」「ㅔ」 2자를 합해 26자로 영문 「텔렉스」 26자와 같아 한글과 영문의 동시 통신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송씨는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한글 풀어쓰기 인쇄 전신기는 ㅣ자와ㅣ자를 구별하기 위해 「스페이스」 (간격) 부호를 쳐야하므로 한글 ㅣ자를 치는데 3·47타를 해야하나 그의 NSP 방식에서는 2·47 타면 되고 한글 1천자 송수신 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현행 풀어쓰기 방식 8분41초에 비해 2분30초 가량 단축된 6분11초, 그리고 찬공지 (구멍 뚫는 종이)도 현행8백81㎝에서 6백27㎝로 절약되어 결국 인력·기계·시간·소모품 등으로 볼 때 현행 방식보다 29%의 절약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모두 7백대의 풀어쓰기 「텔렉스」를 쓰고 있는 체신부의 경우 송씨가 이번 개발한 NSP 방식 한글 모아쓰기 인쇄 전신기로 대체하게 되면 연간 6억원 이상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기계는 값이 종래 것과 같으며 종래 풀어쓰기 「텔렉스」에는 대당 5천원 정도의 부품을 써서 개조하면 새로운 NSP 방식의 기계와 똑같은 성격을 갖게 된다고 송씨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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