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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 교황 … 바티칸 관광객 3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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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가톨릭의 수도 바티칸이 교황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새 교황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뽑힌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660만 명 넘게 바티칸을 찾았다. 로마 교황청이 집계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수치다.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 시절인 2012년 한 해 관광객 230만 명보다 3배 가까이 많다.

 교황청은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교황의 공식 행사 때 발급한 티켓 수를 가지고 방문객 인원을 추산한다. 바티칸 관광객이 급증한 게 순전히 새 교황의 인기 덕분이란 얘기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보통 사람들은 교황의 얼굴 한 번 보려고 바티칸을 찾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인 베네딕토 16세보다 3배 높은 인기를 자랑한 셈”이라고 전했다. 새 교황의 인기로 이탈리아도 덩달아 특수를 보게 됐다. 이탈리아 관광청에 따르면 바티칸 방문객 가운데 10%는 이탈리아도 함께 관광한다. 국내총생산(GDP)의 10.3%를 관광 매출에 의존하는 이탈리아로선 크게 반길 소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갑작스럽게 사임한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어 지난해 3월 교황직에 올랐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그는 비유럽권 최초의 교황, 예수회 출신 첫 교황이었다. 남다른 이력처럼 그는 즉위 때부터 이전 교황과 다른 길을 걸었다. 교황의 권위를 상징하는 빨간 망토를 거부하고 흰옷을 고수했다. 고급 세단 대신 이전부터 탔던 중고차를 공식 차량으로 선택했다. 그는 즉위하면서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위명으로 선택한 프란치스코 역시 ‘빈자(貧者)를 위한 성인’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지난해 12월 자신의 생일 식사 자리에 노숙자를 초청했고 자본주의의 문제점도 꾸준히 지적했다. “동성애자를 비판하거나 차별해선 안 된다”는 발언도 했다.

 새 교황의 파격은 큰 인기로 이어졌다. BBC방송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들과 달리 격식을 차리지 않는다. 대중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서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려 노력하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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