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 대통령 "국정 2인3각 경주" 김한길 "대타협위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여야 지도부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이병석 국회부의장. 이날 인사회에는 5부 요인과 정당 대표 및 경제 5단체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승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3일 신년인사회에서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난 건 지난해 9월 16일 국회 3자회담 후 109일 만이다. 김 대표가 청와대를 찾은 것도 지난해 5월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노무현·이명박정부 시절 신년인사회 땐 야당 대표가 참석한 적이 없다. 그래서 “여야 관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인사회에는 강창희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정홍원 국무총리 등 요인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도 함께했다.

 박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청마의 해다. 이 소중한 해에 불안과 분단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해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계를 향해선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제경쟁력을 더욱 높여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10개월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국정운영은 2인3각, 3인4각 경주와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도 했다.

 김한길 대표도 “새해에는 여야는 물론이고 대통령과 야당도 충분히 소통하는 정치로, 대통령이 주창하시는 국민 대통합과 민주당이 추구하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이 시현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덕담했다. 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민주당은 그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초당적 협력도 약속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으로 민주주의가 상처받고 동북아 긴장이 높아지면서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는) 정치가 실종된 한 해였다”고 꼬집었다.

 헤드 테이블에선 정치 관련 대화도 오갔다고 한다.

 ▶김 대표=“(기초단체 선거)정당공천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데 새누리당이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공약하신 대로 정당공천 폐지를 위해 분명한 입장을 여당에 말씀해주면 좋겠습니다.”

 ▶박 대통령=“(황우여 대표를 향해) 잘하세요.”

 ▶황 대표=“올해가 갑오경장 120주년이다. 갑오경장의 정신에는 느슨해진 가야금 줄을 다시 단단히 조여서 제 음을 내도록 한다는 뜻이 있는데 올해는 바로 선 법과 원칙 위에서 국민들이 제 위치에서 제 음을 낼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러 전통인형 들고 문화 중요성 강조=박 대통령은 3일 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새해 선물로 받은 ‘마트로시카(인형 속에 작은 인형이 여러 개가 들어가는 러시아 전통인형)’를 참석자들에게 보이며 문화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도 이 인형을 보면 ‘어, 러시아?’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고 호기심도 갖게 되고, 뭔가 끌려서 호감도 갖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할 때 비자면제 협정을 맺으면 좋겠다고 제의를 했는데, 그것을 실천해서 올해부터는 60일 짧은 기간 안에는 자유롭게 비자 없이 양 국민이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간담회를 마친 뒤에는 콘서트홀로 이동해 2000여 명의 관객과 신년음악회를 감상했다.

  박 대통령은 6일 오전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한다.

글=신용호·하선영·김경희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