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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소프라노 채이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6월 서독에서 돌아온「소프라노」채이숙씨는 오는 10월17일 국립극장으로 예정된 귀국독창회 준비에 한창이다. 근의 오랜「팬」들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오페라」「토스카」「카르멘」「오델로」등에「프리·마돈나」로 출연하던 그의 앳된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1950연대의 무대였다.
『서울에서 다시 노래준비를 하려니까 저 자신이 옛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마음을 누를 수 없어요. 또 한편으로는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하는 감회도 생기구요.』
12년만의 국립극장 무대를 준비하는 채이숙씨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런「들뜬 기분」을 누르고 음악학도 다운「레퍼터리」를 짜고 있다.
『독일서는「아리아」를 부르는 독창회와「리트」를 부르는 독창회가 구별되어있고 저도 그것이 옳다고 보고 있어요.「아리아의 밤」은「피아노」반주만으로 노래하는 게 아니라「오키스트러」가 반주하고「테너」「베이스」등 다른「파트」의 가수들까지 같이 출연해서 노래 부르게되죠. 그런데 저의 귀국 독창회는「오페라·아리아」와 가곡을 섞어 불러야 한다고 권하는 분이 많았어요.』가곡만으로는 딱딱해 청중이 지루해 한다든가,「드라마틱한「아리아」를 불러야「능력」을 인정해 준다든가 하는 등등이 그렇게 권하는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오랜만의「귀국독창회」라는 점이 그를 망설이게 했으나「평소 생각대로 음악회의 성격을 구별, 이번에는 가곡만을 부르기로 했다』고 그는 말한다.
56년 이대를 졸업하고 61년에 도미,「줄리어드」의 정규 학생으로 공부했던 그는 4학년 때「바그너」음악제의「오디션」을 통과, 서독「바이로이트」음악학교의「매스터·클라스」에서 다시 3년 과정을 마쳤다.
66년「베를린」에서「컴퓨터」전문가인 손동훈씨와 결혼, 대원(6) 이사(4) 남매를 낳는 동안 그의 음악공부는 때때로 중단되기도 했으나『남편의 물심양면에 걸친 성원으로 끝내 노래를 붙들 수 있었다』고 채이숙씨는 남편에게 감사해한다.
「줄리어드」에서「마담·프래셔」에게 사사했던 그는 독일로 건너간 후「바그너」의 손녀인「프라우·바그너」를 후견인으로「마담·굼투」「엘자·배르나」등에게「레슨」을 받았다. 68∼69년에는「베를린」음대에서「오페라」를 다시 공부하기도 했다.
「레슨」과 가사에 몰두하면서「함부르크」음악가 협회,「바그너」협회 등이 주최한 크고 작은 독창회를 열어「디·벨트」지의 호평을 받기도 했던 그는『아기를 씻기고 밥 먹이고「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나서 겨우 음악회장으로 1시간 전에 달려가 옷을 갈아입으며 정신을 집중시키던 독창회 날』을 회상하기도 한다.
그는 그가 즐겨 불렀던「모차르트」·「슈베르트」「슈트라우스」의 가곡들로 귀국발표회「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장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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