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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려간 방의 예약자 범인지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동경JP=본사특약】『김대중씨 실종』사건을 수사중인 일본경시청 국정서 특별수사본부는 12일 김대중씨가 연행 당한 「그랜드·팰리스·호텔」의 22l0호실을 예약한 『복강시의 전중금차낭(54)』이란 사람이 지난 6일 이 「호텔」방을 예약했을 때 특별히 2210호실을 지정했었다는 사실을 중요시하고 「전중」이란 사람이 이 사건의 범인중의 한사람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전중」이란 남자는 6일 하오 6시50분쯤 이 「호텔」에 나타나「체크·인」(입숙 수속)했다는 것이다.
7일 상오 10시쯤 객실계의 종업원이 방을 소제하기 위해 2210호실에 갔을 때 방의 열쇠가 그대로 걸려 있었고 침구는 사용하지 않은 채 있었다는 것이다.

<김씨 경호원 늦게 와>
김경인씨에게 김대중씨가 어디 있느냐고 하니까 옆방 2210호실로 괴한들에게 끌려갔다고 했다.
감시자들이 붙잡는 것을 뿌리치고 뒤쳐나가 문을 두드렸으나 내부응답이 없었다.
감시자들이 끌어당기고 다시 뛰쳐나오고 하여 2212호실서 2210호실로 왔다갔다하면서 문을 계속 두드렸으나 끝내 반응이 없고 그 사이 감시원 마저 없어졌다. 그때서 일본 중의원 「우쓰노미야」씨와 주일대사관에 즉각 연락을 했다. 그때가 2시전일 것이다. 그리고 나서 2210호실 「키」를 가져오라고 「프런트」에 연락하니까 김대중씨 경호원과 「보이」가 올라왔다. 방문을 열어보니까 「룩색」 2개와 고약한 약 냄새만 나고 아무도 없었다. 괴한은 2215호실에서 3명, 22l0호실에서 2명 등 모두 5명이었다.
이보다 앞서 김씨의 경호원으로부터 방에 전화가 걸려왔었다. 2시에 김씨가 나갈 일이 있는데 나오지 않으니까 전화한 것이다. 내가 있던 방에는 전화가 2대있었는데 감시자가 그중 한 대만을 쥐고있었고 감시 받지 않은 전화로 뛰어가 빨리 올라오라고만 연락했었다.

<호텔내부 모두 뒤져>
나중에 그 경호원한테 들으니까 말이 너무 빨라 무슨 말인지 모르고 즉각 올라오지 않다가 2시가 넘어서야 올라왔다고 했다.
그가 와서 동경 안의 통일문제연구소에 연락을 취했다. 이때 김주일 공사가 달려왔는데 그때 시각은 2시20분쯤이었다.
김씨는 아무 반항도 하지 않고 방에 끌려간 것 같다.

<프런트 통해 나간 듯>
「프런트」를 통과하지 않고는 달리 빠져나갈 길이 없다. 지하주차장까지 「엘리베이터」가 통하긴 하나 거기에서도 허락을 받아야 나가게 되어있다. 이런데 목격자는 아무도 없으니 「미스터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우리를 감시하던 괴한이 마지막 나간 때는 2시 직전이고 우리는 흉기를 하나도 본 일이 없다. 감시자 2명중 1명은 165cm정도의 키에 체격이 좋고 다른 한사람은 170cm쯤에 얼굴은 희고 건장했다. 이들이 쓴말은 지방색이 없었다.
일본수사관이 김씨 납치로 한국에 유리할 것이 있느냐고 물어서 『한국에 유리할 것 없다』고 했으며 북한에서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유는 되나 김대중씨를 활동시키는 것이 북한에 이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장이나 내부분열 가능성도 납득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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