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에도 유해요건 무허「샴푸」사용|합성세제·유황등 혼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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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비누값이 인상되면서 최근 곳곳의 이발소에서 세발때 합성세제를 섞어만든 무허가 날림「샴푸」를 함부로 사용하는 일이 부쩍 늘고 있다. 이 자가제품의 「샴푸」는 대부분 시중에서 파는 세탁용 합성세제에 물·유황·박하등을 혼합해서 제멋대로 만든 것으로 상표도 없고「메이커」표시도 없는 무허가제품. 의사들은 합성세제로 만든 무허가「샴푸」를 사용하는 경우 접촉성피부염을 일으키며 머리카락의 윤기가 없어지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대머리의 한 원인도 된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무허제품은 이발소에 비누·화장품등을 단골로 공급하는 암매조직을 통해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서울 관악구 노량진동 S이발관에서는 사흘에 한번씩 암상으로부터 무허가 「샴푸」 5ℓ를 1천5백원에 구입, 일류 「메이커」의 빈병에 옮겨담아 손님들에게 비듬제거특효약이라고 속여 사용하고있다.
주인 정모씨에마르면 무허가제품인줄 알지만 비누값보다 3분의1이나 싸기때문에 쓰고있다는 것. 화장품제조허가 업체에서 시판하는 L「샴푸」1병(1백60g)에 1백60원씩하여 이틀 사용하면 채산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에는 이발소에서 직접 제조하기도한다. 서울동대문구창신동 C이발소종업원 김모씨 (22)에 따르면 무허가제품의 제조방법은 보통 물5ℓ에 분말합성세제 2백g을 풀어 거품을 낸뒤 유황20g과 박하3g을 넣어 용해시켜 만든다고 했다.
유황을 넣는것은 비듬을 없애기 위해서이고 박하는 머리를 감고나면 시원한 느낌을 주기위해 섞는다는 것. 손님 가운데는 시원한 느낌때문에 「샴푸」를 즐겨 찾는 이도 있다는것이다.
이같은 엉터리 「샴푸」는 서울의 변두리뿐만 아니라 중심지의 이발소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지방에서는 합성세제 가루를 직접머리에 부어 쓰기도 한다.
화장품 제조업계에 따르면 유허가「샴푸」는 유지비누성분과 표면장력을 강하게하는 유화제(유화제) 향료등을 섞어 만들어 상공부로부터 「물비누」로 처방만 표시, 등록하여 제조판매하고 있으나 시중 이발소에서는 무허가 날림제품을 대부분 사용하고있다.
서울대의대 김홍직박사(피부학)는 화학유화제가 든 합성세제로 만든 날림「샴푸」를 사용, 머리를 세게 긁어 세발하면 비「알테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접촉피부염의 초기증상은 피부에 충혈을 일으키고 물집을 만들며 악성으로 진행되면 진물과 고름이 나오고 심하면 머리카락이 빠져 대머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피부의 지방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각화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때에는 항「히스타민」제로 2주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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