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된 고교대학입시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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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4년도부터 실시될 고교 및 대학의 입시제도가 확정되었다.
우리는 지난 2월 입시제도개혁안이 발표되었을 때 이미 본란을 통해서 입시제도와 같이 거의 모든 국민의 「폭발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는 증대한 제도개혁을 한번의 공청회도 거치지 않고 비밀리에 정책결정을 서둘러댄 비를 지적한바 있다. 따라서 이번 최종 확정 안이 적어도 4개월의 공청절차를 거친 것을 대견한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허물은 부문에 불이고 이번에 확정이 되었다는 최종방안은 일관성을 가지고 상상기간을 시행해봄으로 해서 시비간에 그 경중을 충분히 작용하여 향후의 더욱 무게 있는 개선책 구상에 자하도록 우선 당부해둔다.
이번에 수정, 보완한 확정 안에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진보」가 있다. 고교입시에서 인문·자연계를 분리모집하기로 했다가 원안을 시행 보류한 것이랄지, 대학예비고사를 단일지원에서 복수지원으로 바꾼 것 등이 그것이다.
특히 예비고사 성적과 체력장 성적을 대학신입생전형에 의무적으로 반영토록 한 강제규정을 권장사항으로 후퇴시킨 것은 잘한 일이다. 정부가 대학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공립이건 사립이건 이른바 「빅·사이언스」화해 가는 현대학문을 수용·소화할 수 있는 대학의 시설·운영에 대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이요 대학의 학사문제에 대해서는 되도록 저마다 개성 있는 대학의 독자적 재량에 맡기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옮다.
다음에 한가지 예능·체능계 지원학생들의 예비구사문제에 대해서는 꽤 이것이 항상 말썽이 되고 있느냐고 고언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2월의 원안에선 예·체능계도 내년부터는 일률적으로 예비고시를 치르기로 작정되었던 것을 이번에는 그들만을 별도의 기준에 의해서 따로 사정한다고 후퇴하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의 궁극적인 최상의 해결책은 예·체능계의 단과대학을 분리독립 시키는 길밖에는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줄리어드」, 「프랑스」의 「콩세르바톼르」나 「에클·데·보자르」 혹은 「오스트리아」의 「무지크·아카데미」나 모두다 종합입학에 소속하고 있지 않더라도 아니 오히려 소속하고 있지 않음으로 해서 훌륭한 예·체능대학임에 이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특수한 자질과 재능, 특수한 교육과 훈련을 필요로 하는 예·체능계를 굳이 일반 종합대학에 묶어둠으로해서 득을 볼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그를 분리시킴으로 해서 손을 볼 사람도 없다. 예·체능계가 단과대학으로 독립한다면 일반대학의 예비고사를 받느냐, 안 받느냐하는 것은 새삼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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