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98%가 일본 관광객|인삼·인형인기…매상1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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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단청을 입힌 상점 문앞에 관광「버스」가 멎는다.
가게문 앞에 천하대강군·지하여강군 두개의 강송이 버티고 선채 관광객을 맞는곳도 있다.
40대 여자안내원의 뒤를 따라「버스」를 내린 손님들이 즐줄이 상점안으로 들어간다.
이곳이 이른바「특산뭍 판매소」, 각종 민예품이 진열된「소굉·센터」 이다.
일본인 단체관광객의 경우「스케줄」에 따라 한번씩은 들르게 되어있는 꼿이다.
의국관광객에게 품질좋고 값싼 토산뭍「쇼핑」을 할 기회를 주어 관광한국의「이미지」 부각과 외화획득을 동시에 해보셨다는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간혹 바가지 씌우는 곳으로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밀려드는 관광객의 수와 겅비례로 호황을 누린다.
현재 전국에 등록된 특산물 판매소는 1백35개소.
이중 49%에 해당하는 66개소가 서울에 몰려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전국에 1백25개소, 서울에 34개소 이던것이 5개월동안 서울서는 거의 배로 늘었다.
개점된 관광사업진흥법에 따라 5월7일부터 시실 요건을 까다릅게 규제하고 있는데도 업자수는 늘기만 한다.
매점안에는 보석류·인삼·인형·목각·석각·드자기·유기·완초제품 죽세공품·나전칠기, 견직물이「코너」별로 휘황하게 진옅돼있고 20대 아가씨나 30∼40대 여인들을 위한 일본말로 손님을 맞는다.
「쇼핑·센터」를 찾는 손님의 98%가 일본인 관광객이기 때문에 판매원은 일본어를 하는것이 필수조건.
초행길의 관광객이 제일 먼저 몰려드는 곳은 역시 인삼「코너」.
대부분이 10∼20「달러」짜리 1상자 (l백50g들이) 정도는 사게 마련이다.
인삼「쇼핑」이 끝나야 다른「코너」를 기웃거리게 되는것이 공식처럼 되어 있다는 것.
지불하는 화폐는 대부븐「달러」나「엥」화.
한때 한국 산수정이 인기가 좋아 71년만 해도 전체 매상의50∼60%를 차지했으나 올해에는 15% 수준으로 떨어지고 대신 인현·나전칠기·벼룻돌·목각·도자기 등 민예품이 각광을받고 있다.
갈은종류의 물건이라도 수오가 많은것은 중급경도의 비교적 값이 싼 물건.
인형의 경우 보통 2. 6「달러」∼33「달러」짜리까지 진열해놓고 있으나 제일 많이 나가는 것은 4∼6「달러」짜리. 나전칠기도 몇백「달러」짜리 학장대·문갑 등 값비싼 것 보다는 5∼8「달러」의 화병이 인기품이고 목각도 같은 시세의 민속목각이 적잖이 나간다.
최근 인기상위 품목으로 부각된 것이 벼룻돌 업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한달에 2백개이상이 소화된 곳도 있다.
「쇼핑」에도 군중심리가 작용, 한사람이 사는 물건을 따라 사는 일이 많기때문에 팔리는 물건의 종목도 단체에 따라 차이가 크다.
대형 호랑이 목각(4백50「달러」)이나 화장대·큰 인형은 고객의 의뢰에 따라「쇼핑·센터」에서 본국으로 발송해 주기도 하고, 그밖에도「호텔」까지는 보통 무료로 운반해 준다.
관광객이「쇼핑·센터」머무르는 시간은 보통 1시간.
한사람이「쇼핑」으로쓰고 가는돈은 우리 돈으로 평균 1만윈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들어 5월20일 현재 한국을 다녀간 관광객은 23만1천6백57명.
이 중 65%가 일본인으로 추정되고 있으므로 약 14만명의 일본인이 10억원이 넘는 돈을 「쇼핑」에 썼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관광객이 밀려드는 호황속에도 토산품 판매업계가 안고있는고민도 심각하다.
첫째, 상품에 대한 가격통일이 안되어 있다는 것.
상점마다 물건값을 멋대로 매기기 때문에 같은 물건값이 1∼2만원 차이를 내는 것은 보통이고 모조 자기의 경우 10여만원씩 차이가 나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토산품 판매점은 바가지를 씌운다는 비난을 받게되고 최근에는 관광객 유치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
둘째, 제품 가운데 품질이 저질인 것도 시정해야 할 문제다.
「쇼핑·센터」에 납품하는 업자들이 대부분 영세 가내공업자들이기 때문에 인형이 1년도 못가 변색이 되는가 하면 나전칠기의 칠이 벗겨져 항의를 해 온다는 것.
그밖에「쇼핑·센터」의 난립과 이에 따른 과다경쟁.
업자들은 고객유치를 위해 관광안내윈에게 매상액의 20∼30%의「커미션」까지 주고있는것으로 알려져 호황속에서도「쇼핑·센터」가 안고있는 문젯점이 많이 도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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