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년 「스포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최근 일본에서 TV를 볼 기회가 있었다. 이른 아침, 그것은 「어린이 시간」이었다. 상쾌한 아침에 아이들은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올림픽」』「 프로」에 참가한 것이다.
종목은 철봉 매달리기·「점프」·줄다리기 등. 철봉 매달리기의 일본 제1기록은 2분40초. 아이들은 그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매달려 있었다. 진행을 맡은 MC가 말한다. 『자, 더 강한 어린이가 있었어요. 좀 더, 좀 더 힘차게 버티셔요.』
그 어린이「프로」는 시종 이렇게 「스포츠」로 일관했다. 마지막은 넓고 시원한 초원에서 노래와 체조로 끝을 맺었다. 활달하고 명랑하며 자유분방한 모습들은 시청자의 마음까지도 생기에 넘치게 해주었다.
일본의 국민학교 아이들은 학교에서 과외를 하는 일이 없다. 그러나 운동만은 예외라고 한다. 2학년이 되면 남자아이는 누구나 자전차를 탈출 알아야한다.
수영도 마찬가지이다. 1백m 뛰기의 기록이 저조해도 교사는 과외를 시킨다.
학교에선 이틀에 한번씩 학부형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운동부족이 되지 않도록 마음껏 뛰어 놀게 하라는 당부이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것을 일본은 어느 나라보다도 절감하고 있는 것 같았다.
1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스포츠」소년대회의 입장식광경도 활기에 넘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모두 숙성하고 늠름해 보였다. TV에 「클로스업」된 건각들은 하나같이 튼튼하고 길다.
대열 속엔 이따금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있는 소년들이 끼여있어서 마음에 걸렸다. 그런 소년들은 어딘지 몸매도 작아 보였다.
복지를 지향하는 세계의 모든 나라들은 노인과 소년의 문제에 각별히 관심을 쏟고 있다. 노인들은 「오늘」을 만들어 준 대선배로 당연히 사회의 존경을 받는다. 일본의 관광명소는 어딜 가나 노인들로 붐비고 있었다.
소년들은 또 내일의 선봉자로서 선배의 격려를 받는다. 미래에 대한 확신은 곧 오늘의 안정을 의미한다. 또 그것 이상의 보람도 없다. 우리가 오늘의 고통을 견디며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바로 후세들에게 불행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독일이 패망에서 딛고 일어나 오늘의 번영을 누리는 것은 바로 선인들이 후세를 잊지 않았던 때문이다. 「히틀러」는 그의 폭정 중에서도 소년·소녀에 대한 배려만은 대단했다. 그는 자라는 세대들에게 진심으로 모든 호의와 성의를 다했었다. 결국 그 후세는 자라서 욕된 조국을 위대한 나라로 일으켜 세웠다.
우리는 소년·소녀들에게 희망과 생명감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언제나 깊이 생각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