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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대화 아주 변화의 핵|닉슨 「외교 교서」에 나타난 아시아·태평양 부문 해설|<워싱턴=김영희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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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닉슨」 미 대통령의 외교 보고서는 한국에 관해서는 주목할 만한 언급이 없고 한국의 신속한 경제 성장이나 남북 대화는 「아시아」의 상징의 하나라는 서술 정도로 그친다.
같은 남북 대화에 관한 설명이라도 「닉슨」의 지난 72년도의 외교 보고서에서는 『남북한간의 대화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고무적인 징조』라는 적극적인 표현을 썼지만 금년은 남북한 대화를 「아시아」에서의 변화의 예로서 표면적으로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 문제에 관한 언급은 군데군데 흐트러져 있는데 한국군 현대화 계획 지원 문제에서만 다소 주관적인 표현이 동원되었다.

<한국군 현대화는 추진>
그는 71년 미국의 한국군 현대화 계획 지원을 약속하고 그 결과 주한 미군 2만명을 철수할 수 있었는데 지난 2년 동안 의회가 군원 지원을 난도질하는 바람에 현대화 계획이 차질을 가져왔다는 불평을 했다.
또 다른 대목에 가서 「닉슨」은 한국과 「터키」가 아직도 무상 군원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라고 주장하고 안보 원조가 연합국에 방위 실천을 보다 많이 인수토록 할 수 있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닉슨」의 이런 주장은 지난 2일 의회에 제출한 원조 법안에서도 이미 나타났다. 「닉슨·독트린」은 연합국의 방위 능력과 자기 의존을 미국이 적극 지원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닉슨」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이해 상위 지역으로서 전략적 중요성을 갖기 때문에 미군의 당분간 계속 주둔과 함께 한국군 현대화 지원이 세력 균형의 안정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맹국 적극 지원 다짐>
그리고 「키신저」 박사 자신이 한국의 고위 관리에게 군사 원조 삭감 부분이 『어떻게든지』 보충되도록 행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은 그다지 신통한 『그 어떤 방법』을 발견하지 못하고 다만 74회계연도 원조 법안에서 한국에 대한 무상 군원의 몫을 작년보다 2천7백만 「달러」 정도로 일단 눌려서 요청한데 그치고 있다.
「닉슨」 보고서는 일본은 독립된 항목으로 다루었는데 그 속에서 「닉슨」은 『일본은 한반도의 안전과 외교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69년 한국 안보는 일본 안보에 『긴요』 하다고 말한 「닉슨」·「사또」「코뮤니케」를 연장시키지만 표현 상의 후퇴를 보이고 있다.
「닉슨」 보고서를 지난달의 「로저즈」 보고서와 비교하면 한국 문제에 관한 언급에서 후자가 훨씬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다.

<대한 무상 군원도 늘려>
「닉슨」은 한국에 대한 일체의 다짐이나 공약 같은 것을 하지 않았으나 「로저즈」는 『미국은 한국을 위해 군사·경제 원조를 지속할 의도이다』라는 적극적인 말을 하고 있다.
「닉슨」은 「로저즈」와 달리 한국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물론 이것은 대통령의 보고와 국무 장관 보고와의 차이일 뿐이지 그것이 한국이 「닉슨」의 관심권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닉슨」의 외교 연설은 개별적으로 어떤 나라를 대상으로 하는 상세한 언급보다는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인 정책 「라인」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둔다. 「닉슨」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항목에서는 「괌·독트린」의 3개 원칙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 균형 있는 미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아주 지원 한계를 암시>
그러면서도 「닉슨」은 군데군데에서 미국의 「아시아」 지원에는 한계가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미국은 「아시아」에서 계속 강력한 힘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아시아」에서의 안정된 평화를 위한 다섯 가지 다짐을 하는 중에 두 번이나 『우리의 힘이 닿는 한』이라는 말과 『우리들의 능력 한계 내에서』라는 말로 조건을 불렸다.
이것은 그가 「아시아」의 우방에 미국의 힘의 한계를 암시하는 것이다.

<닉슨·독트린 구주 적용>
그리고 지금까지 「닉슨·독트린」은 「아시아」에만 적용 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닉슨」 외교 보고서와 「키신저」 「브리핑」은 「닉슨·독트린」의 「유럽」 적용을 암시하고 있어 방위 부담의 분담 문제와 무역 균형은 앞으로 복잡하게 엮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공·소련과의 관계는 한결같이 순탄한 개선의 전망을 제시했다.
「키신저」는 기자 회견에서 소련에 최혜국 대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현재로서는 학회에서 이것을 말썽만 삼지 않는다면 「워싱턴- 모스크바」 관계는 계속 호전될 전망이다.
「닉슨」과 「키신저」 는 「인도차이나」 사태에도 퍽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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