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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소장 등의 독직 사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8일 육군 본부 보통 군법 회의는 전 수도 경비사 사령관 윤필용 소장 등 현역 군인들이 관련된 독직 사건 체결 공판을 열고, 윤 소장과 동 경비사 참모장 손영길 준장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전 육본 진급 인사실 보좌관 김성배 준장, 전 육군 범죄 수사 단장 지성한 대령 등, 그 밖의 6명의 장교에게 모두 실형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범한 죄과는 군 내부에 맹종적으로 추종 아부하는 장교들을 규합하여 사조직을 만들고 거의 명맥인 지휘 계통을 문란케 함으로써 군 전투력을 좀먹게 했고, 각자의 직권을 남용하여 금품 수집에 광분, 짧은 시일 안에 수억, 수천 만원씩 부정 축재하였을 뿐만 아니라, 급기야는 재계 등 민간 분야에 까지도 군의 배경을 참정하여 공갈·협박의 손을 뻗쳐 치부와 염색 행각에 치달음으로써 사회 정화를 저해한 것으로서『그 규모에 있어서나 죄질에 있었어 나 창군이래 유례없는 범죄』라고 했다.
수도 경비 사령관은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수도 서울의 경비 책임을 맡고 있는 요직이다. 따라서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군인은 공·사간에 청렴 결백하고 그 막중한 책임을 다하는데 헌신함으로써 전군의 귀감이 되고, 나아가 전 국민의 두터운 신뢰를 얻어야 한다.
군 당국이 이들을 몸소 기소하여 실형을 선고한 것은 그들의 불법 행동과 직권 남용을 그냥 방임해 두고서는 군기를 확립하고 일사 불란한 단결을 이루어 국토방위에 이바지하는데 큰 지장이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서 유 국방은 『군은 항시 군의 단결과 일사 불란한 지휘 체계를 저해하는 어떤 요소도 과감히 강정하고, 오로지 국토 방위와 국토 수호에 헌신하는 참된 군의 자세를 가다듬을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했다.
남북 대화가 지지 부진하고, 북한이 대남 비방을 재개하고, 4대 군사 노선의 강화를 부르짖고 있는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가 안보 태세를 철통처럼 굳게 해야 할 필요는 늘어만 가고 있다. 국가 안보에 있어서 핵심적인 위치를 정점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군사력- 그 중에서도 특히 국군의 전력이다. 국군의 전력은 장비를 현대화하고, 고도의 훈련을 지속함과 동시에 기강을 확립하고, 사기를 진작하고 부연 일체의 단결을 이룩함으로써만 증강될 수 있는 것이다. 국군 전력 증강에 있어서 정신적 요소는 물질적 요소보다도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군의 기강을 문란 시키고 직권을 남용하여 부정하고 부패한 지휘관은 그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군과 국민의 공적으로서 반듯이 규탄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번 독직 사건에 대한 법의 심판이 각급 지휘관에게 경종을 울려 주어 군기 확립과 인화 단결을 이룩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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