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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받는 한국기업-내외경제정세 급변에 대처하는 전략(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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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기업들이 국내외의 격변하는 물결을 요즘처럼 강하게 인식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밖으로는 주요 선진국의 경기상승에 따른 수입원자재의 급격한 가격상승이 밀려들고 안으로는 물가동결 속에서 가격인하, 주식공개촉구 등 행정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더구나 71년12월에 1차 적으로 「달러」화의 7·89%절하가 단행된 지 불과 14개월만에 지난 2월10일자로 「달러」화 2차 절하(10%)가 단행되면서 우리와 경제적으로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일본의 「엥」화가 절상되어 이중적인 수입부담의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
다만 이러한 격변 속에서 기업경영 「사이드」의 유일하게 밝은 전망은 수출 수요의 「러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미국·일본 등이 격심한 「인플레」에 직면, 경기 진정을 위한 긴축정책을 쓰기 시작했으며, 특히 「달러」복권에 집중적인 노력을 쏟고있는 미국은 신 통상 법안의 제정 등 수입규제를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일 등의 경기진정을 위한 금융긴축과 고금리정책은 현재 시설 증가에 「붐」을 일으키는 것과 앞으로도 계속해서 외자에 의존해야할 우리에게 차관금리의 상승이라는 반갑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인 정세변화를 요약해보면 국내적인 물가 동결 속에서 국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수입원자재의 가격상승과 수출「러쉬」라는 명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요즘의 기업전략에 가장 큰 핵심이 될 것이다.
국제적인 원자재가격상승에 대처하는 것은 수출로 「커버」하는 방법이 있으나 국내 물가안정정책과 마찰을 일으켜 수출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국내공급이 의무화되거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면사·철근·합판·화섬 등에 이미 취해진 내수공급의 의무화조치에 이어 어느 제품이든 수출「러쉬」로 국내공급이 달려 수출에 제한조처가 뒤따르고 있다.
따라서 국내물가동결, 수인원자재 가격상승, 수출「러쉬」를 고려한 새로운 판매전략을 세워야할 때이고 수출수요와 국내수요의 증가에 대비해서 남보다 먼저 시설확장을 서둘러 기업을 확장해야할 시점에 와있다.
이미 면방·철강·조선·화직·합판·「시멘트」 등 주요 수출 업종은 시설확장의 「붐」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러한 시설투자 「붐」은 타 업종에도 파급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18개 업종 82개 업체가 올해 안에 대부분 시설확장을 계획, 올해 설비투자규모가 1천 4백억 원으로 작년 실적보다 11·6%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설비투자 가속화현상은 과거 내수시장중심이던 기업운영이 수출 전념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투자재원 조달 면에서는 외국차관이 30·3%, 은행융자가 22·9%로 53%이상을 차입자본에 의존하고 있고 자체자금조달은 47% 정도인데 특히 수출업체의 경우는 투자액의 79%를 외국차관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입자본의 의존도가 높은 시설확장계획이 추진되는데 있어서는 국내의 긴축금융은 물론 미·일의 긴축과 금리인상이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며, 또 그러한 여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커다란 과제인 것이다. 물가동결 속에서의 수입원자재 가격상승이 기업수지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러쉬」의 장기화를 예상한 시설투자 「붐」이 일어나고 있는 사실은 최근의 기업동향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가격동결 속에서 이윤을 추구하자면 무엇보다도 생산성 향상이라는 힘겨운 과제가 계속적으로 추진돼야하고 법률적으로 강요되고있는 기업공개는 경영층의 개편을 불가피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 <이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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