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카페 총회 성과 없이 폐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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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특파원】지난 11일부터 동경에서 개최된 제29차 「아시아」극동경제위원회(에카페)는 세계 45개국 대표 5백여 명이 참가, 사상최대의 규모와 중공의 사상최초의 대형대표단 참가라는 점에서 비장한 관심을 끌었는데 결과는 이 지역에서 회원국간의 경제협력을 증진하자는 본래의 목표와는 달리 국가간의 「이데올로기」대립과 이해관계 상충만 상호 인식하는데 그쳐 앞으로의 문제점을 제기해 주었다.
「인도차이나」전화의 복구에의 공동참여 및 이 지역의 경제협력 등 경제분야에서 많은 토의와 구체적인 협력기구, 예컨대 미곡·무역기금 설치, 「아시아」청산동맹 발족 등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되었던 이번 총회는 개회 벽두부터 중공이 정치문제를 도입, 「이데올로기」대립을 재연시켰고 경제협력문제에서는 남북대립의 노정으로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이해상충을 더욱 실감시킨 것뿐이었다.
또한 「아시아」 긴장완화의 불안정요인으로 간주되고있는 중·소의 대립은 이번 「에카페」총회에서 여실히 부각. 「아시아」지역에 대한 소련의 진출과 영향력 행사를 확인시킨 것 이외에도 중공이 이러한 소련의 야심을 결코 방관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하였다.
구체적인 문제점으로는 중공의 「크메르」·월남·한국의 대표권에 이의를 계속 고집함으로써 「에카페」를 정쟁의 무대로 변질시킬 우려를 낳은 점이다.
한편 발족될 것으로 보이던 「아시아」청산동맹은 미국·일본 등 경제대국의 냉담한 태도로 공수표가 될 가능성을 짙게 하였고 「아시아」준비은행은 일본의 반대로 거론조차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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