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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협총회 후유증…「월간문학」두 달째 휴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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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문학」과 함께 우리 나라의 대표적 월간 문학지인 「월간문학」이 2월호를 마지막으로 발간되지 않고 있어 문협총회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68년 7월에 창간, 그동안 여러 차례 재정난의 위기에 빠지면서도 꾸준히 통권 51호(73년2월호)를 기록한 「월간문학」은 지난 1윌27일 첫 문협총회 이후 이사장선출 문제와 부채 등 「월간문학」자체의 사정이 얽혀 휴간하게 된 것.
지난달 2번째 문협총회에서 조산현 씨가 새 이사장에 선출된 후 4년8개월 동안 「월간문학」의 편집을 담당해 오던 이문구씨(소설가) 등이 사퇴, 문협 이사장단은 김윤성씨(시인)를 주간으로 문덕수씨(시인)를 편집 책임자로 임명했으나 작년 12월로 정부보조도 끊어진데다가 3백50여 만원의 부채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아직 본격적인 발간작업에는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문협의 새 사무국장이 된 오학영씨(극작가)는 『곧 복간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 일부 회원들의 적간 격려금도 꽤 모이고 있으나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얽혀 복간하려면 상당한 기일을 요할 것 같다.
호남지방에서 활약하고 있는 30전후의 청년작가 8명이 「소설문학 동인회」를 만들어 첫 동인지 「소설문학」을 펴냈다. 대부분 중앙지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데뷔」한 이들은 「데뷔」이후에도 주로 서울에서 간행되는 잡지에서 활약해 왔으나 이번 소설불모의 호남문단에 새로운 기틀을 마련키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이들은 「소설문학」발간 사에서 『우리에게 「서울문단」은 있지만 「한국문단」은 없다. 그래서 감히 여기 피 흘려 농사를 벌인다』고 밝히면서 지방문단의 중앙문단으로부터의 소외감을 좀 더 높은 차원에서 불식시켜 보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
동인은 김만옥 김신운 김제복 이계홍 이명한 주길순 주동후 한승원 등 8명.
김후란·김여정·허영자·김선영 등 중견 여류시인 10명으로 구성된 여류 시동인 「청미회」가 동인지 「청미」제3집을 냈다. 우리 나라 신문학 사상 최초의 여류계 동인 모임으로 기록되는 「청미회」는 63년4월 발족되면서 첫 동인지로 『돌과 사랑』제1집을 내고 매년 1권씩 7권까지 냈으나 71년부터는 제호를 「청미」로 개제, 이번 발족 10주년 기념을 겸해 제3집을 내게 된 것. 이번 「청미」제3집에는 주로 신작시들을 모아 「청미회」의 특색을 한결 돋보이게 했다.
「안개가 걷히고/ 얼룩진 눈물자욱에/ 사랑이여/ 네 들먹이는 어깨쭉지/ 산도 엎어버리고 일어나는/ 갈밭머리의 저 푸른 가슴팍…」(김여정·『레몬8』)따위의 싯귀처럼 여류다운 감각이 가득 담겨 있는 이 동인지에는 동인들의 시 40편 외에 미국에 체류중인 박영숙 동인의 「미국문단- 이 얘기 저 얘기」가 실려있다. 동인명단은 김선영·김숙자·김여정·김혜숙·김후란·박영숙·이경희·임성숙·추영수·허영자. 이들은 앞으로는 매년 초 신작 합본지과의 성격으로 동인지를 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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