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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도에서 다름은 준족…꼬마선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최소년 선수 경기 대표 박경덕 선수
거룻배를 타고 온 섬소년도 당당한 경호역전 가족이다.
경기대표 박경덕 선수는 나이 불과 14세로 90여명의 선수가운데 최연소 선수, 하지만 「마라톤」증흥의 젊은기수로서 멀리 인천앞 영종도에서 바다를 건너 인천, 또다시 인천에서 난생 처음으로 타본 고속「버스」편으로 목포에 이르러 목포∼서울간 1천2백리에 도전하는 중이다.
이번 기회에 꼭 한번 기차를 타보겠다는 희망도 산산 조각나고 「코스」따라 오가는 기차만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섬 소년이지만 포부는 철두철미 「제2의 손기정」으로 「레이스」에선 남에게 양보가 없다.
부천군 영종면의 금산 국민학교를 졸업한 후 영종중에 갓 입학한 이 섬소년은 인구 5천을 헤아리는 영종도에서 가장 빠른 꼬마 육상선수-.
육상을 시작한 금산 국민학교 4학년때인 지난 70년부터 영종도안에서는 무패로 뛰면 1등이고 금「메달」이었다.
70년과 71년 2년동안 부천군 종합 체육대회 국민학교 1천5백m를 잇달아 석권해 왔으며 영종도내 체육대회에서 1백m에서부터 1천5백m에 이르기까지 전종목을 흽쑬었다.
이 꼬마선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서울 구경을 할 수 있었던 제1회「스포츠」소년대회 국민학교부 1천5백m에서 4분39초3의 기록으로 준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경호역전 경기예선에서 12.3km의 장거리를 44분대로 달려 4위에 입선함으로써 드디어 전국의 강호가 총망라되는 경호역전 가족의 일원이 될수가 있었다.
1백55cm의 신장에 체중 45Kg이나 되어 중학육상 선수로는 빼어난 체격이며 지구력과 투지가 좋아 뛰면 될수록 기록이 나아진다지만 역전경기가 처음이기 때문 목포∼광주간 제1·2구간은 쉬고 제 3구간 이리∼학동간 제3소구에서 활약케 된다.
제 1기착지인 광주에 도착하자마자 『목포에서 서울까지 혼자서 뛰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릴레이」식이군-』이라고 말해 주위를 한바탕 웃긴 이 섬소년,
『내일은「시멘트」를 바르지 않은「코스」를 달리게 되었다』면서 걱정이 태산같다.
섬을 떠나 이렇게 오래 육지에 있어보기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섬 개구리는 영종도에 남은 아버지 박인호씨(38)와 어머니 정순옥씨(35), 그리고 세동생이 무척 보고싶지만 무엇보다 뱃사공으로 일하는 아버지가 고기를 많이 잡았는지 걱정스럽다고-.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5일의 중학 입학식에 불참, 담임교사의 얼굴도 모르는 이 섬 소년은『곡 소구간 상 1개를 얻어 선생님께 자랑하겠어요』하며 대단한 투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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