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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총선만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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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당원표 만으로 당선장담>
【춘천·의정부】공화당의 당원 수는 유권자대비10%라고 돼있어 그 조직이 제대로 움직이면 상당히 큰 선거조직이다.
강원도 내 10만여 유권자를 가진 S구는 공화당원 2만5천명으로 대원과 당원가족 표만 모아도 당선권이라는 것.
경기도의 어느 지구도 극장에서 「당원 외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붙여놓고 읍·면 관리장, 청년·부녀부 차장, 선거대책위원 등 기간당원 교육이라는 명목의 집회를 했는데 참석자는 자그마치 7백여 명으로 좌석을 모두 메운 성황.
부산의 어느 구역도 선거기간 중의 당 조직요원을 위촉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홍보분위 1백명 △청년분위 99명 △조직분위 1백11명 △부녀분위 46명 △민정분위 33명 등 당직의 양산.
따라서 공화당후보들은 낙천자 쪽의 조직반발을 막는 등 조직관리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공화당 조직은 선심공세를 기대하는 유권자에 대한 설득이 제1의 과제.
그래서 요원교육에선 공명선거 「캠페인」지침이 시달되는데 그 내용은 새 선거법에 따라 △돈을 많이 쓰면 당선무효가 된다. △음식대접을 못 하게 돼있다. △돈을 주는 것은 더욱 안된다. △유권자의 야유회를 주선하거나 친목회나 종친회 등 각종 모임에 경비보조를 해 줄 수 없게 되어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라는 것.

<공약대신 개발「아이디어」>
【인천·마산·진주】후보자들은 득표를 위한 갖가지 공약을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느 곳의 다리를 만들겠다는 식의 사업 내용을 밝히는 공약을 내세우거나 공약을 뒷받침하느라 서둘러 기공식을 하던 종래의 모습은 말끔히 없어졌다.
마산의 한 후보자는 마산시민의 숙원의 하나인 경남도청의 마산유치문제를 들고 나오고 싶지만 자칫하면 이 공약을 둘러싼 공방으로 선거분위기를 바꾸어 놓을까봐 망설여진다고 했다.
진주사천지구의 한 후보도 합동연설회에서『사천은 양항의 조건을 구비하고있으며 사천이 항구로 발전되면 진주의 번영도 틀림없다. 그러나 내가 이런 일을 꼭 하겠다고 여러분에게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사업공약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인 지 앞으로의 공약보다는 해놓은 일을 내세우면서 역시 이 고장 의 발전에도 나를 선택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는 얘기가 많다. 그 한 예로-.
△유승원(공화)=5·16후 인천시장, 청와대수석비서관, 6·8대의원을 지내며 인천항 개축, 경인선전철화의 기틀을 마련해 놓았다.
△김은하(신민)=여야를 틀어 나만큼 총무단에 오래 있은 사람은 없다. 경인선 복선, 인천∼부평간 전화개설은 내가 국회 교체위에 있으면서 해 놓은 것이다.
△심재갑(통일)=나는 서울대학 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학생운동에 앞장서 반 독재투쟁을 했다. 학교를 마친 뒤 나는 이곳 젊은이에게 꿈을 심어주는 농촌운동·문맹퇴치운동을 했다.
△한종수(무)=인천 중. 제물포고교의 학생회장을 지냈고 나는 4개 국어를 할 수 있어 누구 못지 않게 이 고장을 위해 일할 수 있다.

<다값 따로 치르는 세 후보>
【대전·원주·춘천】사전선거운동 내사설에 이어 선거법위반으로 후보자가 구속되는 사태가 일자 지역마다 선거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자는 조심이 유별나다.
대전의 통일당후보 박병배씨가 당원에게『창당취지만 설명하라』고 한데 이어 공화당의 김용태 후보는 △남의 집 안 가기 △다방 안 가기 △술집 안 가기 △음식점 안 가기를 선거기간동안의 당원행동지침으로 정해 놓고 있다.
원주 홍천·횡성·원성구의 김용호(공화) 박영록(신민) 양덕인(통) 세 후보는 횡성군 안흥 시장에서 합동연설회가 있던 날 이곳에 하나밖에 없는 다방에 모두 들어와 대기했는데 시간이 되어 나가면서 『선거법 때문에 안되겠군』라면서 모두 자기 차 값만 내고 나갔다. 춘천서도 신민당단합대회에서는 새 선거법강의가 1시간 가까이 끌었는데 이 강의를 맡은 중앙당간부는『우리후보가 당선되고도 그것이 무효가 되지 않도록 당원들은 주의를 하면서 다른 후보 쪽의 불법운동도 감시하라』고 결론을 맺었다.
신민당이나 통일당의 경우 어느 곳이나 예외 없이 다른 후보의 불법선거운동감시에 조직의 상당부분을 동원하고 있는데 어느 신민당후보는『유권자들이 송사를 싫어하니까 적발되면 바로 고발하겠다는 것보다 우리당원들의 조그만 탈법을 문제삼을 때에 대비하는 자위에 더 큰 뜻이 있다』고 했다.

<선심공세 끝내 없을 수야>
【원주·전주·대전】선거 때면 으레 음식점과 술집이 흥청댔지만 이번 선거에서 여관을 빼곤 모두 불경기. 강원도 어느 지방의 한 술집주인은『오늘 합동연설회가 있다기에 술과 안줏거리를 많이 준비해 두었는데 평소 때보다는 더 안 팔려 야단났다』고 울상.
충남의 D읍에서 잡화상을 하는 한 상인도 『아무리 선거법이 엄하다 해도 고무신 몇 십 켤레는 나갈 줄 알았는데 아직 아무 기척이 없다』면서 『설마 막바지에까지도 선심공세 없이 버티겠느냐』고.
이런 불경기 탓인지 일부 지방의 음식점은 포장 집을 급조, 합동연설회장에 주점을 가설.
지난 17일 하오 원주 홍천 횡성 원성구의 첫 합동연설회가 원주시내 학성 국민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되었는데 연설시간 30분전에 2개의 급조 포장주점이 운동장 한 귀퉁이에 차려졌다.
그러나 연설회가 시작되기 직전 선관위의 연락을 받고 동원된 경찰관이 포장 집을 모두 쫓아내 돈벌이도 못하고 허탕.

<공화 후보와 보조 맞추겠다>
【속초·김천】여당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야당과 무소속끼리 『공화당에 표를 찍지 않을 사람이면…』국회 내 견제세력은 전통야당이다, 선명야당이다, 또는 양심적인 무소속이다 로 서로의 공방이 치열하다.
더러는 여당후보를 추켜세우는 곳도 흔히 있는데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속초 인제 고성 양양지구.
첫 합동연설회에서 무소속의 김인기 후보는 『존경하는 정당의장을 보필하여 그분이 하시는 지역사업을 적극 돕겠다』고. 이에 대해 신민당의 김종호 후보는 그가 공화당소속으로 국회문공위원장을 지낸 사실을 내세우면서『존경하는 정당의장과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것은 나』라고.·
김 후보는 『나는 어쩌다 공화당에서 쫓겨나 신민당으로 시집갔다』고 전적출마를 해명하자 김인기 후보는『시집을 가려면 약혼도 하고 청첩장도 내야한다』면서 『이것은 시집간 게 아니라 서방질을 한 것이며 후에 신민당에서 소박맞으면 다시 공화당으로 갈 것』이라고 비난.
이에 대해 김종호 후보는『과부가 시집가는데 어떻게 약혼하고 청첩장을 내느냐』고 응수

<「반탁」운동 나선 섬사람들>
【마산·광주】시·군 2∼3개를 묶은 중선거구제의 채택 때문에 일부지역에선 후보자들이 시·군의 향토의식에 불을 질러 시·군 대결로 이끌어 가려고 안간힘 하는 곳도 많다. 이런 경향은 육지 쪽의 군과 섬인 군이 합쳐진 선거구서는 더욱 심해 섬에서는 『신탁통치를 반대한다』는 구호가 나오고 이 구호가 효과를 봐 대체로 성묘는 그 섬 출신이 있는 한 대단한 단결 「무드」.
진해 창원구의 경우 후보가 난립한 창원 쪽에서는 진해사람들은 H후보에 단결키로 했다는 소문을 창원 쪽에 널리 퍼뜨리면서 『창원사람들은 진해 쪽에 표를 안 주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창원 쪽에서 유리한 후보에게 몰 표를 주어야 한다』는 선전을 시작했다. 그래서 창원 쪽에서 불리해진 진해출신 후보는 선거본부를 창원 쪽에 옮겨 놓고 고된 대응전.
4개 군이 합쳐진 경북의 어느 구도 1개군 1 후보 군과 1개군 2후보군의 득표활동이 진해창원「케이스」와 비슷하다. 이런 지역감정 때문에 후보자들은 지역과의 연고를 강조하기에 바쁘다. 경기도 어느 지구의 합동연설회에서 K후보는 『나는 이곳에 19대째 살고 있고 연설회를 하는 이 학교 터가 바로 우리 할아버지 땅이었다』고 하자 S후보는『나도 6대째 이곳에 살고있고 나와 나의 자손은 이 땅에 묻힐 것』이라고.

<서로연고지라고 논란 벌여>
【사천】공주·논산에서 어느 무소속후보는 정당손님들이 모두 공주사람이어서 내가 나왔다고 했지만 지연 때문에 정당공천후보가 몰리는 곳이 더러 있다.
그 대표적인「케이스」의 하나는 경남의 진주 삼천포 사천 진양구.
『나는 진주·사천 출신의 국회의원이었다』는 황남팔(통일상)후보나『11대조부터 진주서 살았다』는 주동준 후보는 입을 모아 공화당의 최세경 후보와 신민당의 정헌주 후보는 모두 사천사람이라고 몰아세운다.
이에 대응해서 최세경 후보는『사실은 6대조부터 진주에서 살았고 나도 진주서 출생했고 자라기만 사천서 자랐는데 고향이란 자란 곳이 아니라 출생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냐』고.
정헌주 후보도 『나는 진주 정씨 일뿐 아니라 10여 년 전인 58년까지 만도 내 호적은 진주에 있었다』면서 그 내용이 기재된 호적등본을 펼쳐 보이기까지 한다.
【전주·광주】운동원을 통한 후보선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이를 대신하는 교묘한 여론조작법이 동원 됐다. 그 방법의 하나.
소읍에선 다방과 술집이 여론의 본산. 이를 착안한 일부후보는 다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 술집에 드나들며 안면이 넓은 사람을 끌어 들여 다 값과 술값을 대주면서 선전을 맡게 하는 것.

<누가 유리하다 간접운동>
이 선전은 직접적인 부탁운동은 피하고 『×××후보가 중앙에선 대단한 실력자라던데…』『이번 선거에선 ×××가 유리하다』는 등의 말을 자연스럽게 해 옆자리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
또 하나는 금지된 동창회·계·종친회 등의 이용. 광주·전주 등지와 그 주변에선 정당공천후보의 경우는 부녀당원을, 무소속은 연고 있는 사람을 내세워 간접선전을 하게 하는 것.
특히 선거법의 금지규정을 잘 익힌 부녀 당원들은 선거법을 위반하는 직접운동은 한마디도 않고 유지들이나 동네의 여론을 전달하는 형식으로 효과 있는 후보 「피아르」를 해내고 있다고.

<못 받는 게 아니라 안 받은 것>
【춘천】후보비방은 금지돼 있지만 합동연설회에선 후보간의 공방도 있고 별난 공약도 나온다.
춘천지구의 합동연설회 후보공방 한 토막.
△홍창구 후보(무} =진산계 안 했다가 공천장을 못 받아 무소속으로 나왔다. 소는 젊어야 부려먹기 좋고, 사람은 늙어야 쓸모가 있다.
△양건주 후보(통일)=국회가 양로원이 아니다. 나 같은 사람이 밀어주어 지난번 선거에서 당선됐으면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 야당을 하려면 선명한 야당을 해야한다.
△김준범 후보(신민)=모두를 야당이라고 하는데 20년 전 강원도서「버스회사까지 뺐기는 박해를 받으며 내가 이 지방 야당을 일으켰을 때 무엇을 했던 사람이 공천을 못 받았다고 불평을 하는가.
△황석명 후보(무)=왜 공천을 못 받았느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공천장을 안 받았노라고 대답하겠어요, 나는 정당공천 받으러 돈 보따리 싸들고 돌아다닐 수 없었기 때문이오.
이밖에 이색주장을 옮겨보면 △정당당원은 소속정당후보를 지지하고 비정당원은 나 같은 무소속에 찍어달라(부산의 L씨) △닷새를 뛰어 다닌 끝에 마련한 돈 보따리(기탁금)를 놓고 선관위에서 엉엉 울었다(전남의 B씨) △찍고 남는 표가 있으면 돈 없고 불쌍한 나를 찍어달라(경북의 S씨).

<통일당은 전라북도 당.>
【남원】저마다의 주장을 달리한 선거구의 하나는 남원·임실·순창지구.
무소속 손주항 후보는 주례를 서거나 거리를 걷거나 초상집 조문을 가거나 항상 74세의 홀어머니를 동반해서「모자팀」이란 소리를 듣고있다.
손 후보는 모친을 소개하고 모친은 아들임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
그는『3년 앞당겨 그것도 무소속이 출마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박 대통령에게 기막히게 감사하다』고 합동연설에서 서두를 꺼내고 지난 10년간 빠지지 않고 선거구민에게 「캘린더」를 돌린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공화당의 이정우 후보는 『국회의원 감은 첫째 수신이 되어 있고, 둘째 경력이 좋아야 하며, 셋째 배경(정당)이 있어야 하는데 특히 법률가 출신이 적격』이라고 법조계 출신이며 도지사를 지낸 자신을 내세우면서『50% 남원사람이지만 이번에 국회로 보내주시면 1백% 남원사람이 되어 남원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남원유권자들에게 호소.
양해준 신민당후보는 『자칫하면 임실·순창에 2명의 국회의원자리를 다 뺏길지도 모르니 남원 표는 나에게 몰아 주십시오』라면서 임실 출신의 이·손 후보의 협공에 맞서기도.
통일당의 안균섭 후보는『통일당의 당수를 비롯해서 5명의 최고위원가운데 3명이 전북출신이니 통일당은 전라북도 당』이라고 풀이했고.

<금산선 「인삼공약」이 만발>
【속초】정일권 공화당의장서리는 자기 선거구인 속초·인제·고성·양양 지구에서 25일까지 잇따른 합동연설회「스케줄」에 매여 다른 지구지원을 단념하고 도내 인접지구 자당 후보들에게 격려전화만 했다.
·정 의장서리는 19일『야당이 성명전을 계속하고있으나 그 전갈은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으며 중앙당사무국으로부터 이따금 선거전에 관한 상황보고를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큰 문제점이 없는 것 같다』면서 투표전날인 25일 하오에나 상경하겠다고.
정 의장서리의 선거운동을 도우러 이곳에 내려와 있는 8대의원 김현숙 여사는 18일 하오 양양지구 당원단합대회장에서 6·25 때 평남순천에서 혼자 월남해와 속초에 살고있는 당질녀(속초부인회총무)를 28년만에 만나 눈물의 해후를 했고.
【금산】전체인구의 90%가 인삼인구인데다 인삼소득으로 인한 국민소득이 3백60불이 되는 금산에서는 인삼공약이 만발. 공화당의 김제원 후보는 20일 금산합동연설회에서 『해마다 30억 원의 돈을 번다지만 인삼경작자에 대한 융자제도가 어째서 없느냐?』고 반문하고는 『내가 당선되면 박 대통령에게 솔직한 말씀을 드려 융자제도를 만들고 인삼생약연구소·해외PR 「센터」등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신민당의 유진산 후보는『국회에 들어가면 허가제로 된「인삼재배법」을 뜯어 고쳐 신고제로 바꾸겠다』고 했으며 무소속의 최경수 후보는『인삼 가공공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후보자들의 인삼예찬론도 대단해서 유씨는 인삼재배를「민족산업」으로, 김씨는「국부생업」이라고 했는데 어떤 후보는『머리를 도끼 삼아 인삼가격인상과 자유재배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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