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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합동연설회|금산-대덕-연기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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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제원|공화당 후보>정치유신 오히려 늦은 감
국회에 갔다가 아직도 2년4개월을 남겨두고 그 국회 문이 닫혀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억울하고 섭섭한 생각은 없습니다.
나는 나라생각, 민족생각 하고 국회에 들어갔더니 딴판이란 것을 보았어요. 나는 보았습니다. 우리고장을 위해 기부금을 내라면 꽁무니 빼는 사람, 국방헌금을 내라면 뒤돌아서는 사람들이 선거에는 몇 백만 원 씩 공탁금을 걸고 몇 천만 원 씩 쓰면서 국회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이들이 국회에 들어가서는 국민의 세금과 예산을 만지면서 융자와 차관에도 손을 댑니다. 정부의 인사에도 간섭을 하고 있어요. 국회에 들어간 사람, 다 큰 집 짓고 부자 되고 권세 피우고 있어요. 모진 사람 옆에 있다가 모호한 사람 다리 다친다고. 이런 사람 때문에 국회위신 떨어지고 국회의 문이 닫혔습니다. 나라 위해 정치풍토 고치려면 열 번이라도 국회 문을 닫아야 해요.
정치인들이 이해관계에 얽혀 국회에서 본전을 빼려다 문제가 되어 국회 문을 닫고 유신정치를 하게 됐는데도 박대통령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어요. 자기들 욕심을 채우지 못하니까 무어니무어니 말들을 하겠지.
박 대통령은 돈 놓고 돈 먹는 따위 정치인들, 나라는 어떻게 되든 나만 찰 살면 된다는 사람들 때문에 결단을 내리신 것입니다. 정치인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풍토는 진작 없어져야 했어요. 그렇다고 여러분 생활에 불편을 드리는 것은 없지 않쟎습니까. 유신이 5년 전만 됐어도 훨씬 잘 됐을 거예요. 늦었어요.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정치인들에게 속지 마십시오.
이 사람은 나를 꼭 찍어 달라고 말하지 않겠어요. 나라 위해 일할 사람. 진실하게 일할 사람을 찍어 주십시오.

<유진산|신민당 후보>진실한 야당 판가름 해줘야
금남교를 1년에 몇 차례 씩 수 십 년을 지나다녔지만 오늘 유신덕택으로 처음 여러분을 모시게되어 한편으로 기쁘고 또 한편으로는 온 국민이 숨도 크게 쉴 수 없는 질식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여러분에게 말씀을 드린다는 것이 무척 서글픕니다.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를 하고 있으면서 이 시간에도 이해할 수 없는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우리 국민은 과연 숨이나 크게 쉴 수 있습니까. 입과 귀가 있으되 제대로 말하고 들을 수가 있어요? 더 말씀드리지 않겠어요. 여러분께서 다 체험하고 있을 것입니다.
국회가 맘에 안 들면 해산하고 정당도 헌법위원 5명이 회의해서 언제든지 해산시킬 수 있어요.
앞으로는 정당이 존재하기도 매우 어려워지고 정권교체의 길까지 까마득히 멀어져 버렸어요. 이런 건 시정돼야 해요.
지금 국민소득이 2백 불이라고 하지만 농민수입은 1백 불도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어. 개인소득이 1만 불·10만불짜리도 있어. 이런 사회는 이대로 계속되어서는 안돼. 시정되어야 합니다.
당수 경쟁하다 떨어져 나간 사람들이 통일당을 만들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에요. 당수경쟁에서 떨어졌다 해서, 당직을 안 준대서 어떻게 떨어져 나가며 이제까지 몸담아 있던 정당을 어떻게 욕해. 이런 정치인들의 장난에 넘어 가서는 안돼요. 어느 것이 과연 진실하고 전통 있는 야당인가를 판가름 해주어야 되겠어요.
내가 서울에서 나오든, 고향에서 나오든, 어디서 나오든 무슨 시비가 돼.
고속 「버스」를 타면 2∼3시간이면 되는데(이때 시간초과로 「마이크」가 꺼지다)따라 올 수가 없어서 이곳에서 출마를 못 한다고(웃음소리).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송좌빈|통일당 후보>야당진출로 급조법률에 제동
71년 선거 후 1년 반 사이에 세상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체제와 제도를 바꾸어 국민들을 잘 살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유신을 반대할 이유는 없어요. 그러나 하향식 유신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헌법체제 아래서는 야당이 필요 없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나도 수긍을 해요. 입법부가 무슨 일을 하겠느냐, 정권교체도 못하지 않느냐는 등 많은 의문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러나 여야가 무릎을 맞대고 서민대중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고 봅니다. 야당이 국회에 못 나가면 비상국무회의에서 만들어 내는 급조법률들에 대해서 제동을 걸지 못할게 뻔합니다.
저는 선량한 생산전사로 유신사업에 이바지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정계에 회오리바람이 불었어요. 유진산씨의 선거구문제가 시끄러워 졌어요. 우리당의 김홍일 고문은 유진산씨가 영등포구에 나가면 거기서 대결해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유씨는 이곳으로 옮겼어요. 김 고문은 금산까지는 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당에서는 당수이하 여러 간부가 협의해서 저에게 유씨와 싸울 것을 권고했습니다. 저는 의로운 싸움에 혼연히 나가기로 결심하고 오늘 여러분 앞에 나타났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 고장을 지켜보고 있어요. 저의 뒤에는 온 국민이 성원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 제가 국회에 나가 무엇을 할 것인가는 구구하게 말씀드리지 앉겠습니다. 땅마지기나 있던 것 2년 전에 정권교체를 실현한다고 다 팔아 치웠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공명하게 치러지고 기탁금도 당에서 지원해주어 나왔습니다. 현명한 판단으로 올바른 투표를 해주십시오.

<최경수|무소속 후보>정당의 횡포 막는데 앞장
저는 이 고장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잔뼈가 굵도록 여기서 자랐습니다.
저 같은 젊은 사람이 요청되는 시기로 판단되어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고매한 인격과 풍부한 식견을 가진 선배들이 계셔서 다행입니다만, 과거의 이 나라 여야정당들은 행정부를 상대로 협잡을 하고 국가보다 개인의 영달과 이해득실에 얽혀 갖은 책략을 다 부려온 사람들이 많았어요.
선거때만 되면 공약을 남발해서 공약을 늘어놓고 당선이 뒤면 밑천을 건지려고 표 찍은 국민들을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치는 일이 허다 했잖습니까. 이것이 바로 정치협잡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당을 만든답시고 오늘은 갑 당, 내일은 을 당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이제까지 정당정치를 해봤지만
우리 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었어요. 무소속 출마를 허용하게 된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지난날에는 정당공천만 받으면 뱃속이 검은 놈이라도 말뚝보고 절하는 식으로 투표를 했던 것이 사실이고 여야의 흥정이 정당의 파산까지 몰고 왔습니다.
다행히 유신 헌법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허용했습니다. 국민은 당원이 아닌 유권자가 대부분이며 이 사람들은 무소속입니다. 무소속인 나를 당선시켜 준다면 여야정당의 횡포를 막아내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유신헌법은 정상배를 추방하고 참신한 사람에게 길을 터주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기억해 주십시오.
저는 다리나 놓고 사무소나 지어주는 따위의 공약은 안 하겠어요. 다만 국정을 어지럽히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여러분과 상의를 해가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힘껏 심부름하겠습니다.

<때>2월19일 상오10시

<곳>충남 연기군 금남면 금남 국민교

<청중>약 3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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