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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삼성증권 유망 종목 잘 골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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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증권사들은 매달 유망 종목을 찍어주는 보고서를 내놓는다. 종목 나열에만 그치지 않고, 종목별 투자 비중까지 제시한다. 모델 포트폴리오(MP)라 불리는 것인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경제지표 및 수급 현황, 실적 전망 등을 분석해 제시하는 증권사의 대표적 리포트다. 기관투자가들은 운용 전략을 짤 때 이 보고서를 주요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

 그렇다면 증권사들이 내놓는 MP대로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어땠을까.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들의 평균 MP 수익률은 -0.91%(13일 기준)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3.36%)보다 약간 좋은 정도였다. 국내 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MP는 최소 20~30개 종목에 투자하면서 투자 비중까지 고려해야 하는 펀드매니저들을 위한 맞춤형 자료”라며 “성과 또한 코스피 수익률 대비 양호해 일반투자자들도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매달 MP를 공개하는 14곳 증권사의 성적표를 보면 수익률이 가장 좋은 증권사는 NH농협증권이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4.63%다. 삼성증권(3.01%)·메리츠종금증권(3%)·HMC투자증권(2.32%)이 뒤를 이었다. 반면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곳은 KTB투자증권으로 -4.33%다. 아이엠투자증권(-3.84%)·교보증권(-3.76%)도 코스피 수익률을 밑돌았다. 제로인 이은경 연구원은 “증권사별로 좋은 곳과 나쁜 곳의 수익률 격차가 8%포인트 이상 벌어졌다”며 “개인투자자에게도 수익률 좋은 증권사들이 어떤 종목을 편입했는지가 유용한 투자 정보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기간별 수익률을 보면 성적표가 달라진다.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좋은 NH농협증권의 경우 최근 몇 달간 수익률은 10위권으로 뛰어나지 않다. 하지만 장기 수익률에서 강했다. 2년 수익률 10.14%, 3년 수익률은 14.79%다. 연초 이후 수익률 13위에 그쳤던 아이엠투자증권은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이 증권사 중 7위로 뛰어올랐다. 제로인 황윤아 연구원은 “투자기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장·단기적으로 꾸준히 상위권에 들어간 증권사가 어느 곳인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MP 수익률을 1개월·3개월·6개월, 1년·2년·3년으로 나눠 각각 분석한 결과 5위권 안에 계속해 이름을 올린 증권사는 HMC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다.

 그렇다면 올해 MP 성적이 우수했던 증권사들은 어떤 종목을 추천하고 있을까. NH농협증권은 이달 MP로 한라비스테온공조(6.27%)·한국가스공사(6.18%)·신한금융지주(6.16%)를 꼽았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현대차·만도를, 메리츠종금증권은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현대모비스를 높은 비중으로 MP를 구성했다.

 이달 들어 증권사들의 신규 추천이 가장 많은 종목은 롯데쇼핑이다. 아이엠투자증권·KTB투자증권·하나대투증권·NH농협증권·하이투자증권·IBK투자증권이 추천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같은 대외 불안요소가 확산되면서 내수주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업종에 대한 추천도 많았다. 한화생명은 5곳, 삼성화재·하나금융지주는 4곳의 추천을 받았다. 하나대투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내년에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은행의 순이익이 3년 만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전기요금 인상과 부채 축소 방안이 발표되면서 공기업인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도 이달 증권사 MP 5곳에 신규 편입됐다.

 물론 MP만 믿는 것은 금물이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처럼 기관이나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주 위주로 주로 추천한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지침으로는 한계가 있다. 삼성증권 김동영 연구원은 “MP는 주로 펀드매니저들이 참고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위주로 구성되기 마련”이라며 “MP에서 제시하는 대형주 중 저평가된 종목 위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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