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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경찰소년단원, 학교폭력 예방 전도사 역할 '톡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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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인 아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이 명예경찰소년단 김가영양(동신초)의 경례를 받으며 흐뭇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아산경찰서에서 시행중인 명예경찰소년단이 호평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학교폭력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전국 시·도 관할경찰서에서 시행 중이다. 아산경찰서는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명예경찰소년단 활동을 전개해 종합평가에서 충남 1위, 전국 3위의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 아산경찰서는 명예경찰소년단과 학교폭력 예방 가두캠페인, 경찰체험활동, 교통정리, 봉사활동 등을 실시해왔다. 특히 학교부적응 학생들과 명예경찰소년단원의 ‘나만의 수호천사 되기’ 등 학교폭력예방에 선도적 활동을 실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올해 3월 명예경찰로 임명 받은 이은주(13·온양 동신초)양은 요즘 학교생활이 즐겁다. 이양은 명예경찰이 된 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돕고 있다. 먼저 말을 건네고 함께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생활 적응을 도와주는 일에 뿌듯함을 느낀다. 이양은 “예전에는 몇몇 아이들하고만 친했었는데 명예경찰이 되면서 친구들을 두루 사귈 수 있어 학교생활이 재미있다”며 “명예경찰이 되면서 더욱 사명감을 갖게 됐고 여러 활동을 하면서 성격도 적극적으로 바뀌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양은 명예경찰로서 여러 활동을 펼친 결과 지난달에 충남 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 지체 3급 장애가 있는 최진수(12)군. 최군은 자신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생각 때문인지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도 경계심부터 가졌다. 하지만 최군은 올해 5월 명예경찰이 된 뒤 누구보다 더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쓰레기 줍기’‘청소하기’ 등의 봉사활동에도 참여해 다른 친구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또 아산경찰서에서 열리는 경찰체험활동, 교통정리 등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아산경찰서 관계자는 “진수가 명예경찰이 된 후 무척이나 밝아졌다”며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에 주변 사람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 김가영(13)양은 요즘 ‘학교폭력 예방 전도사’로 나섰다. 지난달 ‘명예경찰 소년단’에 가입한 이후 자부심도 커졌다. 힘이 약한 동급생들과 ‘친구 맺기’를 하고, 학교폭력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교내 곳곳을 ‘순찰’하는 일도 하고 있다. 김양은 “예전에는 선입견을 갖고 친구들을 사귀었었다”며 “명예경찰이 된 후에는 친하지 않은 아이들과도 대화를 하게 되면서 서로 모르는 부분을 알아가며 마음을 맞출 수 있게 돼 많은 아이들과 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끔 만나는 경찰 언니·오빠들에게 상담을 하고 조언을 들을 때면 힘이 난다”고 밝혔다.

아산경찰서 관계자와 동신초 명예경찰소년단(아래 왼쪽부터 이은주양, 최진수군, 김가영)이 아산경찰서 소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관내 10곳 초·중교 학생 130여 명 활동 중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관내 초등학교 7곳, 중학교 3곳에 명예경찰소년단이 구성돼 있다. 명예경찰소년단에 소속된 아이들은 모두 130여 명. 명예경찰 소년단의 주요 임무는 따돌림을 받는 학생들과 친구 맺기, 교칙 위반자 지도를 비롯한 교내 선도활동, 학교폭력 신고, 등하굣길 교통정리 등이다. 한마디로 학교 ‘자치경찰’인 셈이다. 특히 아산경찰서 특수시책으로 추진 중인 ‘1:1 나만의 수호천사’는 타 시도에서 모범 사례로 꼽힐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경인 아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은 “학교폭력을 아이들 스스로 인지하고 해결하는데 있어 명예경찰소년단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1:1 나만의 수호천사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교내 친구들에게 명예경찰이 먼저 손을 내밀고 서로 도와가며 학교생활을 하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실제로 학교폭력 신고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앞으로 더욱 효과적인 제도를 도입해 명예경찰소년단을 학교폭력 예방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산경찰서 명예경찰소년단은 인성이 바르고 동급생들의 모범이 되는 학생들로 결성됐다. 또한 타 관할경찰서와는 다르게 다문화가정 자녀와 지체장애인 학생들도 ‘명예경찰’에 포함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에게 명예경찰이라는 임무를 부여함으로써 사명감을 갖게 하고 적극적인 학교생활을 펼치라는 의미에서다. 아산경찰서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에서 각 학교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명예경찰소년단은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1:1 나만의 수호천사’ 이외에도 매주 수요일(4회) 점심시간 교내순찰을 실시한다. 또한 매일 명예경찰담당경찰관과 함께 매일 등교시간 학교폭력예방캠페인을 실시하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학교생활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올해 3월부터는 매월 1회 명예경찰소년단들끼리 자체회의를 실시해 효과적인 학교폭력예방에 힘쓰고 있다. 자체적으로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활동을 설계하고 회의에 나온 내용을 명예경찰전담경찰관에게 보고하는 체계로 진행되고 있다. 회의 내용을 보고받은 경찰관은 명예경찰소년단이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학교측과 협의하고 지원하고 있다.

명예경찰소년단은 학교 밖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산경찰서 관계자들과 함께 수시로 지역의 보호시설 등을 방문해 불우이웃을 돕는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온양동신초의 경우 명예경찰소년단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올해 학교폭력신고건수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 경장은 “명예경찰소년단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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