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속에 30년 돌아온 사할린 교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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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경=박동순 특파원】해방전인 43년「사할린」에 노무자로 건너갔다 귀국길이 막혔던 충남강경출신 홍만길씨 (46)가 2일하오 가족 3명과 함께 일본에 돌아왔다.
홍씨는 이날 하오3시반「요꼬하마」항에 입항한 소련증기 여객선「페릭스·제르진스키」 편으로 일본인 부인「이또·지에꼬」씨 (43·소련국적)2녀 분선양(10) 2남영득군(15)과 함께 도착, 민단「가나가와」현지부에서 「사할린」억류귀환환영』이라는「폴래카드」를 든 재일교포들의 환영을 받았다.
홍씨는 이날 소련당국이 발행한 도항중명서에 무국적자로 기재돼 있었는데「사할린」에서 소련국적을 취득 하라는 권유를 여러번 받았으나 조국에 들아가기위해 거절, 많은 박해를 받았다고 말하고『가슴 가득한 감격을 형언 할 수없다』고 눈물 지었다.
홍씨는 또『충남강경읍금동235에 아버지 홍사경씨, 어머니 이분순씨가 살아 계실지 모르겠다』며 3일 처가인「미야끼깽」(궁성현) 에 가서 4년전에 입은 뇌진탕의 증세를 치료한 뒤 귀국여부를 결정 짓겠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날 일본당국으로부터 3년짜리 체류「비자」를 받았다.
홍씨에 의하면 현재의 부인「이또·지에꼬」씨와는 2년전 결혼 했는데 이번에 같이 온 어린이들은「이또」씨의 전 남편박창수씨(3년전 사망)소생들로 맏 아들 대득씨(25)는 소련군이고, 장녀분옥씨 (22)는 출가했기 때문에 같이오지 못했다고 했다.
현재「사할린」에 있는 4만명의 한국인 가운데 그가 살던「우골고르스케」에있는 3천명은 모두 한국으로 귀국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들 중 몇몇으로 부터 고국에 소식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전했다.
홍씨는 그동안 취직도 못했으나 칫과기술을 배워 돌팔이 의사노릇을 해 겨우 생활을 이어왔으나 4년전 소련관헌에게 머리를 얻어맞아 뇌진탕을 일으켜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아왔다고 했다.
홍씨가 부탁받은「사할린」교포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김영배 (50·경기도수원출신)「으르사크」에서 부두 노동자로 있는데 한국대사관에 귀국 하고싶다는 사연을 전해 달라고 부탁.
▲민상기씨(50·「시스카」거주) 강원원성군곤림면곤림리71에 아우 민춘기씨(36)가 살고있다.【제천】
▲이창길씨 (72·「훔스키」거주) 전 북무주군부남면가당리에 사는 내종 형제 계관영·수영형제들을 ▲이교명 (72·「에스트로」거주) 서울성북구삼선동3가28에 사촌 이구홍씨가살고, 전남 장오리·부곡리에 조카 광의·홍의와 서울에 동서 심의성씨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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